2025년 07월 29일(화)

단통법 폐지, SKT에 기회로... 흔들리던 가입자, 갤럭시7로 되찾나

위기였던 SKT, 절묘한 반전 기회 포착


지난 22일, 11년 만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폐지되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해킹 사태와 위약금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던 SK텔레콤에겐 오히려 단통법 폐지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반전의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응답자 32%가 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경쟁이 재개되면 '번호이동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작년 하반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origin_단통법폐지통신비줄어드는길열렸다.jpg사진=SK텔레콤


이런 흐름 속에서 SK텔레콤은 삼성 갤럭시 Z 폴드7·Z 플립7의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할인과 마케팅을 전개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특히 카드 제휴와 단말기 교체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 체감 혜택을 대폭 강화한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번호이동 9만건 돌파... 갤럭시7이 견인한 전략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 이후 닷새간(22~26일) 번호이동 건수는 9만523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폐지 전날인 21일 1만703건이었던 수치는 폐지 당일 3만5131건으로 무려 세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이는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기대감이 소비자 이동을 적극 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 기간 SK텔레콤에서 타 통신사로 빠져나간 가입자는 4만661명에 달했으며, 타사에서 SK텔레콤으로 전환한 인원을 포함하면 순감은 322명에 그쳤습니다. 특히 하루 단위로 보면 순증 흐름이 이어지는 날도 많아, 대규모 이탈 우려가 빠르게 진정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번 전환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7·플립7이 있습니다. SK텔레콤 T다이렉트샵 예약 비중 중 66%가 폴드 모델이었고, 가입자 가운데 60% 이상은 30~40대였습니다. SKT는 갤럭시 구매자에게 최대 168만원 상당의 카드 할인과 함께 최대 50만 OK캐쉬백 포인트 제공까지 앞세워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origin_11년만에폐지된단통법폐지.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보조금 전면전은 아직... 통신사 셈법 복잡


한편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아직 본격적인 보조금 전쟁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유무선 결합상품 다각화, 마케팅 비용 대비 실익 불확실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수도권의 일명 '휴대폰 성지'에선 갤럭시 Z 시리즈 출시와 함께 체감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역시 이 기류에 맞춰 전략적 판촉을 강화하고 있으며, 가격 외에도 브랜드 신뢰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말기 교체 수요와 함께 실질적인 구매 혜택을 제공해 고객 만족을 높이고자 했다"며 "시장 내 신뢰 회복을 통해 다시금 선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단통법 폐지는 SK텔레콤에겐 절벽 앞에서 날개를 단 기회가 됐습니다. 만약 이 제도 변화가 없었다면 가입자 이탈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을 SK텔레콤이, 지금은 누구보다 빠르게 반등의 발판을 다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 기회를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