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바가지 논란과 대비되는 '서거차도'의 매력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울릉도 바가지' 논란이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식당에서 주문한 삼겹살의 절반은 비계였던 데다가 에어컨이 고장 난 숙소에서는 아무 조치를 받지 못해 논란이 일었는데요.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조용하고 정직한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섬이 존재합니다. 바로 전라남도 목포에서 10시간의 항해 끝에 도착하는 '서거차도'입니다.
최근 유튜브 채널 '박엥겍 ParkEngKeck'에는 한국에서 제일 긴 10시간 걸린다는 배 타고 식사를 무료로 주는 역대급 친절한 섬 가보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영상 속 서거차도는 울릉도와는 정반대 방향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습니다.
YouTube '박엥겍 ParkEngKeck'
목포에서 배를 타면 32곳의 섬을 들리며 나아갑니다. 서거차도는 이 긴 항해길의 가장 마지막에 위치해 있습니다.
유튜버 박엥겍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뱃길"이자 "한국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이동 수단"라고 소개했습니다.
섬까지 들어가는 데 10시간... 그곳에서 만난 따뜻한 서거차도 사람들
박엥겍에 따르면 "모든 섬을 들리면 10시간, 일부만 들리면 8시간 반에서 9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서거차도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 속한 작은 섬으로, 주민 수가 매우 적고 관광객도 많지 않습니다.
YouTube '박엥겍 ParkEngKeck'
서거차도에는 대형 리조트나 인기 있는 카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 있습니다. 영상 속에는 작은 슈퍼 하나가 등장할 뿐입니다.
민박집은 두 곳이 있습니다. 박엥겍이 섬에 도착했을 때 민박집 한 곳의 사장님은 목포에 나가 있는 상황이라 남ㅇ은 한 곳의 민박집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이 민박집의 숙박비는 5만원, 식사 비용은 1만 2000원을 따로 내야 합니다.
'작은 섬 치고는 비싼 편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섬에서 자란 생선과 고사리로 한 상 푸짐하게 나오자 유튜버 박엥겍은 밥 한 그릇을 더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장님은 "내가 먹으려고 아껴놓았는데"라면서도 보리밥을 주걱을 크게 퍼 건넸습니다.
YouTube '박엥겍 ParkEngKeck'
이어 후식으로 아이스 커피를 내 준 사장님은 "저녁에 배고프면 라면 끓여 먹어. 숙소 냉장고에 갓김치 있어"라며 후하게 대접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섬, 서거차도
이후 카메라에 담긴 섬의 모습은 한적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담겼습니다. 조금은 쓸쓸하지만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 주민은 집접 박엥겍을 차에 태워 섬을 구경시켜주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그를 환대했고, 마치 외지에 나가 있던 아들, 손주가 온 것처럼 따뜻하게 맞이해줬습니다.
이 환대에 거절을 못한 박엥겍은 지역 특산물 돌미역으로 끓인 미역국에 밥 한릇을 더 먹고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떠나는 박엥겍을 향해 민박집 사장님은 "다음에는 둘이 와. 둘이 와야 돼. 혼자서는 심심해"라며 재회를 기약했습니다.
YouTube '박엥겍 ParkEngKeck'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우리 엄마도 1만 2000원에 저렇게 안 해줌", "울릉도·제주도 보고 있나?", "여기 주민분들 진짜 너무 인심도 좋으시고, 친절하시네요.. 민박집 사장님 밥 먹어보고 싶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울릉도에서 벌어진 바가지 논란은 어쩌면 우리의 여행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빠르고 화려하며 만족스러운 여행을 추구하는 시대에, 느리고 조용하며 단출한 서거차도는 그 반대편에서 색다른 여행 경험을 제안하며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