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급부상하는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로 새로운 돌파구 마련
기아 카니발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새로운 스테디셀러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카니발 판매량은 3만 3152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7% 급증했습니다.
기아 더 뉴 카니발 / 기아
같은 기간 기아의 전체 미국 판매 증가율 8%와 비교했을 때 약 7배 높은 수준입니다.
상반기 미국 다목적차량(MPV) 시장에서 카니발은 도요타 '시에나', 혼다 '오디세이',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에 이어 4위를 차지했습니다. 2분기에는 퍼시피카를 제치고 3위로 순위가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인기 상승의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추가된 4세대 페이스리프트 버전의 출시가 있었습니다.
윤병렬 기아 IR팀장은 지난 25일 진행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기존에 도요타 시에나가 독주하던 중형 MPV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2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콘퍼런스콜에서 "공급만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미국 MPV 판매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기아 더 뉴 카니발 / 기아
미국 MPV 시장의 부활과 하이브리드 성장세, 전기차 보조금 폐지의 영향
미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MPV 시장이 2022년을 기점으로 다시 성장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굿카배드카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MPV 시장 규모는 19만 61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6% 확대되었습니다.
연도별 판매량은 2022년 21만 대, 2023년 29만 대, 2024년 32만 대로 3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7일 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 뉴스1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47만 2841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했습니다.
2023년 2월 이후 지난 3월까지 2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100대 중 12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입니다.
반면, 전기차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콕스오토모티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31만 8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습니다.
기아의 전기차 모델인 'EV6'와 'EV9'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49% 급감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개정해 1인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에 달했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오는 9월 30일부로 약 7년 앞당겨 종료하기로 지난 4일 확정함에 따라, 하반기 전기차 시장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습니다.
관세 부담과 생산 현지화의 필요성
기아 서초구 양재동 사옥 / 뉴스1
이러한 상황에서 기아는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하반기 카니발의 판매량을 좌우할 핵심 요소는 가격 경쟁력이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이를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카니발은 전량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반면, 경쟁 모델인 도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디세이는 전량 미국 현지에서 생산됩니다.
지난 4월 3일부터 미국 정부가 수입차에 부과한 25%의 관세는 MPV 주요 모델 중 카니발에만 적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아는 미국 판매 가격을 동결한 상태로, 카니발의 현지 판매 가격은 시에나, 오디세이와 비슷한 4만 5000달러(약 6200만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재고 물량이 소진된 지난 5월부터는 수입 차종에 대한 관세 부담을 기아가 전적으로 감수하고 있습니다. 지난 2개월 동안 관세 부담액은 7860억 원에 달했습니다.
기아 더 뉴 카니발 / 기아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 중 일부는 캐나다·멕시코·아중동으로 수출됐지만,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전적으로 미국에 먼저 공급하겠다"며 "한국에서 미국으로 공급하는 물량 역시 일정 부분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