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한화 김동관, 대한민국 살리기 위한 '미래 먹거리'로 MRO 강조... 뭔지 봤더니, "놀랍네"

미국 군용기·함정 MRO 수주... 김동관 전략, 성과로 돌아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유지·보수·정비) 사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군용 헬기와 해군 함정 정비 수주가 잇따르고, 글로벌 방산 시장의 신뢰까지 확보하면서 MRO는 더 이상 조연이 아닌, 한화 방산사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습니다.


최근 한·미 군수협력위원회는 CH-47 치누크 헬기용 T55 엔진을 한국 기업이 정비하는 시범사업을 승인했습니다.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 뉴스1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뉴스1


그동안 미국의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묶여 국내 기업이 진입하지 못했던 분야지만, 이번 결정을 통해 미군의 인도·태평양 지역 전력 정비를 한국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국내에서 이 엔진을 정비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유일합니다. 이 회사는 46년간 5,700기 이상의 항공 엔진 MRO를 수행했고, FAA·EASA 인증을 모두 보유한 창원 스마트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MRO 물량 증가에 대비해 약 5,000평 규모의 증설도 진행 중입니다.


"방산 자립, 우리가 한다"... 10년 만에 영업익 9배


MRO 성과는 방산을 향한 김동관 부회장의 일관된 시선 위에서 출발했습니다. 2014년, 한화그룹이 삼성으로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을 인수한 '빅딜'은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닌, 국가 안보 산업의 자립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김동관 부회장 / 뉴스1김동관 부회장 / 뉴스1


김 부회장은 당시 "방산물자의 자립은 한화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후 실제로 수출 중심 전략을 밀어붙였습니다.


그 전략은 전례 없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방산 3사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4조4,590억원으로, 10년 전(5,050억원)과 비교해 무려 9배나 성장했습니다. 2014년 대비 매출은 5배, 영업이익은 218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핵심은 수출입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유럽 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곧바로 TF를 꾸리고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에 직원을 파견했습니다. 


'미미한 반응' 이겨내고... 수출 비중, 사상 처음으로 내수 넘어 


김동관(맨 오른쪽)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5월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오른쪽 두 번째)에게 선박 블록 조립공장을 소개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지난 5월 30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오른쪽 두 번째)에게 선박 블록 조립공장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화오션


초기엔 반응이 미미했지만, K9 자주포와 천무의 우수성을 적극 알리자 폴란드에서 25조원 규모 수주에 성공했고, 중동 시장까지 뚫으며 수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내수를 넘어섰습니다.


한화오션은 해양 방산을 맡아 미 해군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한화오션은 미 해군과 정비 협약을 맺은 데 이어, 같은 해 8월엔 월리 쉬라 창정비를, 11월엔 7함대 급유함 '유콘' 수리, 올해 7월엔 군수지원함 '찰스 드루'의 정비 사업까지 연달아 따냈습니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5월 팰런 미 해군부 장관 방한 당시, 거제조선소에서 직접 MRO 사업 현장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방산의 다음 무대는 유지·정비 역량 확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글로벌 MRO 시장 커지자... 주가도 반응했다


MRO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눈에 띄게 높아졌습니다. 24일 오후, 한화에어로 주가는 전일 대비 3.7% 상승한 94만4,000원, 한화오션은 7% 이상 급등하며 8만9,400원을 기록했습니다. 한화엔진도 2.4%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한화오션이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유콘함./한화오션 제공한화오션이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유콘함./한화오션 제공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군용기 MRO 시장은 올해 424억9,000만 달러(약 59조원)에서 2030년 488억1,000만 달러(약 68조원)로 커질 전망입니다. 함정 MRO 역시 2029년까지 87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거대한 시장에 진입한 한국 기업은 사실상 한화에어로가 유일합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화에어로는 안정적인 실적 성장성과 수출 모멘텀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이라며 "중동, 유럽, 동남아에서 다수의 수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고, 향후 2년간 지상방산 영업이익만 각각 1조9,417억원, 2조3,027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