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창업주 장녀, 그룹 계열사 주식 모두 정리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매각 규모는 총 730억원에 달하며, 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7일 롯데지주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신영자 의장이 지난 10일, 14일, 16일 사흘에 걸쳐 시간외거래 방식으로 롯데지주 주식 211만2000주를 전량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10일에는 롯데쇼핑 보유분 7만7654주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거래 규모는 각각 약 670억원, 58억원 수준입니다. 이로 인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45.44%에서 43.43%로 2.01%포인트 낮아졌고, 롯데쇼핑 지분율 역시 60.39%에서 60.12%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 / 뉴스1
상속세 납부 목적... 지분 정리 이어온 신 의장
신 의장은 2020년 1월 부친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뒤, 신동빈 회장,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신유미 전 호텔롯데 고문 등과 함께 지분을 상속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등 보유 주식을 단계적으로 처분해 왔습니다.
신 의장의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 롯데재단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자금 마련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 의장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분할 납부 중이며, 매년 일정액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세금 납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영 일선 떠난 뒤... 재단 운영도 가족에게 승계
한때 신 의장은 롯데장학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롯데복지재단 등 롯데 주요 공익법인의 이사장직을 맡아왔습니다.
사진제공=롯데재단
그러나 2018년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현재는 장녀인 장혜선 씨가 롯데장학재단과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아 재단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식 전량 매각을 통해 신 의장은 사실상 롯데그룹 내 지분 기반의 영향력을 모두 정리한 셈입니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 체제 하에서 그룹 지배구조가 더욱 단순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