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국 가전업체와 '공동개발'... 저가시장 정조준
LG전자가 중국 가전업체들과 손잡고 저가형 냉장고와 세탁기 시장 공략에 나섭니다. 초저가 전략으로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파고든 중국산 가전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중저가 전자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역발상'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JDM 방식으로 개발.. 브랜드는 'LG', 생산은 중국
LG전자 본사 / 뉴스1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8월부터 중국 업체와 공동 개발한 냉장고·세탁기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개발·생산 방식은 JDM(Joint Development Manufacturing)으로, LG가 제품 설계·기획을 주도하고, 생산은 중국 파트너사가 맡는 구조입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유사하지만, 개발 단계에서부터 양사가 협력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세탁기는 중국 스카이워스(Skyworth), 냉장고는 오쿠마(Okuma)와 함께 JDM 방식으로 생산되며, 제품에는 LG 브랜드가 부착됩니다. 가격은 각각 500달러(약 68만 원) 선으로 알려졌고, 애프터서비스는 LG전자가 직접 제공합니다.
프리미엄 고수하던 LG, '적과의 동침' 나선 배경은
이번 JDM은 LG전자가 중국 실버스타(Silverstar)와 로봇청소기를 공동개발해 국내에 출시한 데 이은 두 번째 사례입니다. LG전자는 그동안 고급화 전략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글로벌 가전 시장의 판도가 바뀌면서 중저가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된 것입니다.
사진=인사이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시장에서 중국 가전업체들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LG도 점유율과 수익성 방어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꺼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수성과 매출 방어를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 경쟁은 피할 수 없어... "'역발상' 필요한 시점"
일각에서는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대체적으로 "역발상이 필요한 시점이었다"는 평가가 훨씬 우세합니다.
중국과 경쟁은 피할 수 없고, 상대적으로 품질과 내구성이 우수한 LG전자가 그 우위를 바탕 삼아 무엇이라도 해야하는 시점이었다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이번 협업이 한시적일지, 영구적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LG전자는 "JDM은 전략적인 한시적 대응"이라는 입장이며, 중국 업체와 협력 생산하는 제품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유럽에서의 판매 성과를 지켜본 뒤,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