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감성, 이젠 집 앞 편의점에서도 즐긴다
일본 여행지에서 접했던 간식과 브랜드를 이제는 한국에서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불매는 옛말, 요즘은 일본 맛집과 편의점 간식이 필수 콘텐츠"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국내 유통업계는 일본 인기 브랜드와 상품을 적극적으로 들여오며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일본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GS25가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와 손잡고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죠. 팝업스토어 안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습니다. 오후 2시쯤 가보니 이미 입장이 제한된 상황. 알고 보니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대기 접수를 받기 시작하는데 오전에 이미 조기 마감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백화점이 문 열기 전부터 지하철 통로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도 벌어지고요. 이렇게 몰려든 누적 방문객 수는 일주일 만에 무려 9000명에 달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GS25 뿐만 아니라 CU는 일본 편의점 인기 디저트인 '홋카이도 수플레 푸딩'을 직소싱해 국내 단독 출시했고, 세븐일레븐은 후지야와의 협업으로 '저지우유푸딩'을 선보이며 누적 100만개 이상을 판매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일본 대표 맥주 브랜드 '삿포로'도 최근 서울 성수동에 해외 첫 매장인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 스탠드'를 열었는데요. 도쿄 긴자의 핫플레이스 '삿포로 생맥주 블랙라벨 더 바'의 컨셉을 한국시장에 도입하여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의 세계관을 볼 수 있는 매장입니다. '핫플'인 성수동 답게 해당 매장에도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일본 맥주 수입량 역시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2021년 7750톤이었던 수입량은 2024년에는 8만4059톤으로 껑충 뛰며 일본 맥주에 대한 수요가 다시 살아난 분위기입니다.
패션업계에서도 일본 브랜드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무신사는 ‘무신사 트레이딩’을 통해 Y-3, 베이프, 언더커버 등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의 국내 단독 유통을 강화하고 있으며 언더커버는 오는 8월 서울에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엽니다.
그리고 유니클로. 2019년 불매운동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브랜드지만 2024년 회계연도 기준 다시 매출 1조원을 회복하며 재도약에 성공했습니다. 하반기에는 명동에 재진출을 예고하며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린 상황입니다.
엠즈베버리지
뷰티업계에서도 일본 캐릭터 브랜드 '산리오 캐릭터즈'와 대규 협업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올리브영 전체 회원 중 60%가 10~30대인 점을 고려해 이들이 선호하는 산리오를 협업 파트너로 선정했다는 설명입니다.
'불매 대상'에서 '핫 브랜드'로...달라진 MZ의 선택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일본 브랜드는 불매운동의 중심에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일본 인기'가 아니라,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고 분석합니다. 여행 유튜버, 먹방, 쇼츠 콘텐츠에서 소개된 상품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이내 유행을 만들어내는 방식이죠.
또한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게 되면서 '한국에서 인기 있는 상품은 글로벌에서도 통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브랜드들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소비자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인 셈이죠.
과거 '노재팬'으로 상징되던 거리감은 줄고 MZ세대의 감각적 소비가 유통 트렌드를 주도하는 지금. 일본 상품은 단순한 수입 품목을 넘어 콘텐츠가 되고 문화가 되며 한국 유통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CJ올리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