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직원들한테 '주식'까지 선물한 남양유업... 주인 바뀌니 진짜로 달라졌다

남양유업이 바뀌고 있다


남양유업이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소비자와의 깊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 재확립부터 제품 혁신, 윤리경영, ESG 실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남양유업 전경 / 남양유업 홈페이지남양유업 전경 / 남양유업 홈페이지


특히 최근에는 전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의 변화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체제로 전환 후 빠른 경영 정상화


남양유업은 2024년, 6년 만에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억5000만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4%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715억 원에서 98억 원으로 86% 이상 줄어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해 1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최대주주로 등극하고, 3월 신규 이사회를 구성하면서 시작된 '탈(脫) 오너 리스크' 경영 체제의 결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5-07-11 15 20 15.jpg김승언 남양유업 대표 / 남양유업


남양유업은 이후 사업구조 재편, 부진 사업 정리, 비용 절감 등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전 직원 자사주 무상지급으로 동반성장 문화 확립


9일 개최된 이사회에서는 남양유업의 변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회사는 재직 중인 임직원 1546명 전원에게 보통주 2만4736주(1인당 16주, 약 104만 원 상당)를 무상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지급 기준이 직급이나 근속연수와 관계없이 모든 직원에게 균등하게 적용되었으며, 개인 소득세까지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의무 보유 기간도 없어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주식을 처분할 수 있습니다.


남양유업, 자사주 무상 지급 결정 후 ‘극복과 도약, 동반 성장 선포식’ 개최. 왼쪽부터 이동춘 남양유업 기타비상무이사, 문을태 남양유업 노조위원장, 윤여을 남양유업 이사회 의장,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심혜섭 남양유업 감사 / 남양유업남양유업, 자사주 무상 지급 결정 후 ‘극복과 도약, 동반 성장 선포식’ 개최. 왼쪽부터 이동춘 남양유업 기타비상무이사, 문을태 남양유업 노조위원장, 윤여을 남양유업 이사회 의장,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심혜섭 남양유업 감사 / 남양유업


한앤코 측은 "빠른 흑자 전환을 이끈 임직원들의 헌신에 보답하고, 주주로서 기업가치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기 위한 결정"이라며 "국내 PEF 업계에서 보기 드문 동반 성장 모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조직 전체의 신뢰 회복과 성과 공유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근본적인 변화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제품 혁신과 ESG 경영으로 소비자 신뢰 회복


남양유업은 제품 개선과 친환경 경영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커피믹스 ‘프렌치카페 스테비아 산양유 단백질’은 설탕 대신 천연감미료 스테비아를 사용해 당류 0g 제품으로, 여기에 단백질과 콜라겐까지 더하며 제품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프리미엄 발효유 불가리스 역시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불가리스 설탕 무첨가 플레인’, ‘불가리스 플레인 요거트'등 헬시플레저 트렌드 맞춘 제품을 선보이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image.png남양유업


또한 락토프리·고단백 제품 라인업을 통해 고령층과 건강식품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성공하고 있습니다.


ESG 경영 강화도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남양유업은 무라벨 제품 확대, 빨대가 없는 컵커피와 멸균팩 출시, FSC 인증 포장재 사용 등을 통해 환경친화적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과 종이팩 회수 캠페인 같은 지역사회 기여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리빌딩과 신사업 확장으로 미래 도약 준비


남양유업은 올해 초 새로운 슬로건 '건강한 시작'을 발표하고, 로고와 브랜드 이미지를 전면 리뉴얼했습니다. 


단순한 시각적 변화가 아니라, 윤리경영 서약, 대리점 상생 프로그램과 함께 기업 문화의 실질적 전환을 도모하는 움직임이었습니다.


사진 제공 = 남양유업남양유업


프랜차이즈 업체와 우유 납품 계약, 동남아 분유 수출 확대 등 B2B 및 해외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디저트 브랜드 '백미당'은 독립법인으로 분사해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을 필두로 한 지난해 한국 분유의 동남아 수출액은 약 3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 약 1천만 달러보다 약 3배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변화로 소비자 신뢰 회복할 수 있을까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화려한 캠페인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오랜 시간 쌓인 불신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남양유업이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변화들은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선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image.png지난해 11월 진행된 대리점주 수험생 자녀 응원 행사 / 남양유업


정책, 제품, 인사, 문화, 경영 시스템 전반에 걸친 다층적 변화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진심 어린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간은 결국 말보다 '실천'의 편에 선다는 점, 남양유업이 이 사실을 진정으로 증명해내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