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캔 음료도 남으면 뚜껑 닫아서 가방에 넣을 수 있다"... 미국 진출한 '이 뚜껑'의 정체

캔도 다시 닫는다...음료 '재밀봉 뚜껑' 만든 스타트업


캔음료 특성상 한 번 개봉하면 다시 닫을 수 없어 음료가 남아도 어쩔 수 없이 버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누구나 한 번쯤 탄산음료 캔을 따서 마시다가 다 못 마시고 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일상적 불편함을 해결하는 동시에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는 혁신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푸드 브랜드이자 브랜드 디벨로퍼 이그니스(EGNIS)의 자회사 엑솔루션이 만든 재밀봉 마개 'XO-Lid'다.


음료수, 발포성 포도주, 마시다, 젖은,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Pixabay


이그니스는 '한끼통살', '닥터랩노쉬' 등 푸드브랜드를 운영하는 동시에 2022년 독일의 캔 재밀봉 마개 제조 전문 기업 '엑솔루션'을 인수해 친환경 포장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엑솔루션이 개발한 'XO-Lid'는 한번 오픈하면 다시 밀봉이 어려운 기존 음료 캔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다.


알루미늄은 유리병이나 페트병보다 높은 재활용률을 자랑하지만, 한 번 개봉하면 다시 밀봉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 재밀봉 마개로 막은 캔 음료는 가방에 넣고 다녀도 전혀 새지 않는다. 또한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해 음료의 탄산을 최대 6개월까지 보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소비자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캔 음료 재밀봉 기술로 친환경 혁신 이끄는 이그니스


[사진자료] “진짜 친환경을 설계하다”…이그니스, 개폐형 캔마개로 지속가능한 음료 문화 실현_01.jpg이그니스 자회사 엑솔루션의 재밀봉 마개 / 이그니스


동시에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친환경'은 이제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실체 있는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력 자체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특히 소비자들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소비로 표현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 속에서 진짜 친환경 기술을 가진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XO-Lid는 단순한 불편 해소를 넘어,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실질적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엑솔루션의 기술력은 해외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세계적 식품기업 네슬레는 초기 단계부터 지속가능성과 상용화 가능성에 주목하며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에서는 오비맥주의 모기업이자 글로벌 맥주 시장 1위 기업인 'AB인베브'를 비롯해 세계 최대 와이너리 '이앤제이갤로' 등 수십 개 브랜드가 엑솔루션 제품을 도입 중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몬스터에너지와 카노워터 등이 해당 마개를 적용해 에너지 음료부터 생수까지 다양한 제품을 보다 친환경적이고 편리한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자료] “진짜 친환경을 설계하다”…이그니스, 개폐형 캔마개로 지속가능한 음료 문화 실현_03.jpg스이그니스X 미국 오클라호마 주정부 MOU 체결식 현장 (왼쪽부터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 에반 브라운 미국 오클라호마 주 상무부 차관, 마크 본 레터버그 엑솔루션 대표) / 이그니스


엑솔루션은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독일 생산 거점에 이어 인프라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가치소비' 시대...美 오클라호마에 공장까지


미국 오클라호마주와 텍사스주 등에서 공장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10월에는 오클라호마 주정부와 MOU를 체결했다.


또 체코, 독일 브레멘에 있는 생산 공장을 뮌헨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량을 8억개까지 늘리고, 향후 5년 뒤에 80~90억개까지 생산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이그니스가 보유한 트렌디 음료 브랜드 '클룹(CLOOP)'의 제로소다가 재밀봉 마개를 적용하고 있다.


image.png이그니스 자회사 엑솔루션이 도입된 클룹 제로소다 제품 / 이그니스


해당 제품은 출시 3주 만에 초도 물량 100만 캔이 완판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자사 기술이 경쟁력을 입증 받고 있는 만큼, 아시아 생산 거점 구축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생산 거점으로 이그니스 내부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청정 제주'다. 이미 엑솔루션 한국 본사는 제주로 이전을 마쳤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ESG 경영의 상징성을 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그니스 박찬호 대표는 "엑솔루션의 개폐형 캔 마개는 단순한 포장기술을 넘어, 음료 산업이 보다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솔루션"이라며 "앞으로도 혁신 기술을 통해 소비자가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그니스의 단백질 간편식, 탄산수, 닭가슴살 등 푸드 브랜드는 2020년 119억원, 2021년 146억원, 2022년 502억원, 2023년 9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