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영화 '고양이의 보은', (우) Instagram 'deejaysoda'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이 성추행 피해를 고백한 DJ 소다를 '꽃뱀'이라고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을 제작한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은 SNS에 "DJ 소다가 주장하는 성추행 피해는 공개적인 '꽃뱀질' 같은 것"이라면서 "남자를 유혹해 붙게 한 뒤 무서운 건달이 나타나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음악 페스티벌 주체자는 그녀의 수작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현지 누리꾼들이 해당 글에 대해 "명백한 2차 가해", "성 관념이 의심스럽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자 히로유키 감독은 게시글을 삭제했다.
Instagram 'deejaysoda'
앞서 DJ 소다는 지난 14일 SNS를 통해 전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뮤직 서커스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팬분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공연 마지막 부분에서 항상 팬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데, 오늘 공연에서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갑자기 저의 가슴을 만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라고 털어놨다.
DJ 소다는 공연 중 관객들이 가슴 부위에 손을 뻗는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공개했다.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이 올린 글 / Twitter
이후 성추행을 한 관객들을 추적해 처벌해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지만,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는 것이 문제 아니냐" 등의 2차 가해성 악성 댓글도 쏟아졌다.
이에 DJ 소다는 "나는 사람들에게 나를 만져달라고, 내 몸을 봐달라고 노출 있는 옷을 입는 게 아니다. 노출 있는 옷을 입는다고 그들이 나를 만지거나 성희롱할 권리는 없다"라고 반박하며 "내가 노출이 많은 옷을 입어서 이런 일을 겪은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 건가. 나는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자유가 있고 그 누구도 옷차림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 / Twitter 'Morita626'
DJ 소다와 일본 뮤직 서커스 공연 주최사 트라이하드 재팬은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DJ 소다 퍼포먼스 중 몇몇 관객이 출연자의 가슴 등 신체 부위를 만진 사건은 성폭력, 성범죄이므로 절대 용서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범죄행위를 저지른 범인을 특정해 형사 고소 등 민형사의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라이하드 재팬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DJ 소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나 DJ 소다 국적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 SNS상에 올라오고 있다"라면서 "DJ 소다 권리 보호를 위해 무분별한 허위 사실을 유포 및 확산하는 이들의 계정을 모니터링 및 추적 중이며, 엄중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은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 '원피스: 에피소드 오브 루피~핸드 아일랜드의 모험~' 등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