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김동관 부회장 취임 3주년 다가오는 한화... "'한국형 록히드마틴'의 현실화"

방산과 조선 중심으로 체질 전환... 3년 만에 시총 3배 급등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8월 말로 취임 3주년을 맞습니다. 그룹의 방향타를 쥔 이래, 그는 단 3년 만에 한화의 사업 지형과 시장 가치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방산 삼각축이 그룹의 시가총액을 견인하고 있으며, 상장 계열사 전체 시총은 1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취임 당시와 비교해 3배 가까운 성장입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사진제공=한화그룹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9900억 원, 영업이익 560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30배 넘게 급등했습니다. 한화오션 역시 인수 당시와 비교해 연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시총은 2.4조 원에서 11조 원대로 올라섰습니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한화오션' 인수였습니다. 방산·조선 융합 전략을 설계한 김 부회장은 인수 후 선별 수주와 고부가 친환경 선박 중심 전략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했습니다. 최근에는 미 해군의 정비(MRO) 수주까지 따내며 '글로벌 해양 방산'이라는 틈새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수주에, 우주·AI·수소까지... 기술 기반 확장


'해외 현장 중심 경영'은 김 부회장 리더십의 또 다른 상징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미국, 폴란드, 호주 등을 잇달아 찾은 그는 방산 계약 체결뿐 아니라, 트럼프 주니어와 같은 정계 유력 인사들과도 직접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습니다. 미 필리조선소 인수와 미 해군 MRO 수주는 이러한 외교적 감각과 결합된 전략적 결단의 결과물입니다.


여기에 우주·AI·수소 등 미래 산업을 겨냥한 투자는 더욱 뚜렷합니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 수주는 물론, 한화시스템을 통한 저궤도 위성·도심항공교통(UAM) 투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화임팩트를 중심으로 한 수소 밸류체인 전략은, 기술 기반 에너지 시장 재편을 선도하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뉴스1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뉴스1


김 부회장은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도 참여하며, 지속가능한 기술경영 이슈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글로벌 경영자 네트워크에서도 김 부회장의 이름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실적으로 증명했다"... 총수 리더십 평가 전환점


과거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라는 수식어에 머물렀던 김 부회장은 이제 명실상부한 총수 후보로서 확고한 존재감을 구축했습니다. 실적으로 입증한 리더십 덕분에 재계 내부에서도 "다음 시대의 한화는 준비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설계한 ‘한국형 록히드마틴’ 전략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며 "방산·조선 중심의 고부가 구조에, 친환경 에너지와 우주·AI 기술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밸런스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김 부회장은 2022년 8월 29일, 한화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부회장에 승진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단순한 명함 교체가 아닌, 한화의 정체성과 체질을 근본부터 바꾼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3주년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정기선보다 반 발 앞서 있다"... 미국發 '마스가(MASGA)'가 갈랐다


조선·방산을 겸업하는 국내 유일의 그룹이 한화와 HD현대인 만큼,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을 비교하는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두 사람 모두 1980년대생 젊은 경영자로, 조선업 재건과 글로벌 수주 전선에서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궤적을 그려왔습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이 정기선 사장보다 반 발 먼저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옵니다. 가장 큰 분기점은 최근 부각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입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한미 첨단산업·안보 연합 전략으로, 미국과 한국의 방산·에너지·우주 분야 협력을 구체화한 정책 틀입니다.


김동관 부회장 / 뉴스1김동관 부회장 / 뉴스1


한화는 이 마스가 프레임 안에서 미 해군 MRO 수주, 우주 고도화 프로그램(누리호), 수소 밸류체인 등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면, HD현대는 LNG·암모니아 연료 전환과 AI 엔진 최적화 등 조선 중심에 머무르고 있어 전략의 확장성 측면에서는 비교적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사장이 조선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면, 김동관 부회장은 글로벌 지정학 흐름까지 읽고 선제적으로 판을 설계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미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나 외교적 감각에서는 김 부회장의 기민함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