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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수신료 분리 징수'를 두고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김의철 KBS 사장 "분리 징수 철회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5일 한국전력공사가 전기요금과 통합 징수해 온 KBS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라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권고했다.
지난 3월 9일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된 국민제안 토론 결과 참여자의 96.5%가 분리 징수에 찬성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KBS는 "이 토론은 분리 징수의 배경, 수신료의 의미와 가치, 통합 징수의 효율성을 강조한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례가 누락됐다"며 "프랑스 수신료가 폐지됐다는 식의 왜곡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TV수신료가 통합 징수되는 전기요금 고지서 / 뉴스1
다만 일각에서는 KBS의 공정성 및 콘텐츠 경쟁력 악화, 방만 경영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KBS는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118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당기손익만 42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일 하루 4억 7000만원씩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권순범 KBS 이사는 "올 1분기로 계산했을 때 매일 하루 4억 7000만원씩 손실을 보고 있는데 일반 주식회사 같으면 이렇게 적자 나는 회사, 경영 무능 회사에 주주들이 가만있겠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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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에도 KBS 전체 임직원 중 억대 고액 연봉자는 절반이 넘었다.
지난해 9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BS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KBS 임직원 4629명 중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은 2374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51.3%에 달하는 수치다.
김의철 KBS 사장은 "국민 여러분의 애정 어린 질책으로 이해하고 다시 한번 성찰하고 노력하는 기회로 삼겠다"면서도 "이처럼 성급한 결정을 내리게 된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대통령실에 묻고 싶다"고 했다.
김의철 KBS 사장 / 뉴스1
이어 "만일 전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제가 사장직을 내려놓겠다"며 "그러니 대통령께서는 공영방송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신료 분리 징수 추진을 즉각 철회해 달라"로 덧붙였다.
현 여권 추천 KBS 이사인 권순범, 김종민, 이석래, 이은수 이사는 KBS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의철 사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김의철 사장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과 자리를 두고 내기나 하겠다고 떠드는 것은 그가 지금 수신료 분리 징수 사태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것을 넘어 객관적인 시각이 없음을 드러낸다"고 했다.
김종민 이사는 "현재 성재호 KBS 보도국장을 비롯해 3연속으로 보도국장을 민노총 노조위원장 출신이 맡고 있다"며 "민노총 출신을 앉히라고 국민들이 수신료를 주었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