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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개원 이래 83년간 도심 한복판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던 서울 중구 소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이 경영난 끝에 폐원을 논의한다.
5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은 인제의료원 재단 본원으로서 상징성이 크고, 83년이라는 오랜 기간 명동 중앙에서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에서 역사성도 깊은 곳이다.
그런 서울백병원이 폐원 수순을 밟게 된 이유는 20년 가까이 계속된 적자 때문이다.
사진=인사이트
2014년 처음으로 73억원의 적자를 보기 시작하면서 매년 그 폭이 커졌고 지난해에는 16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 3~4월 두 달 동안 2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총 누적 적자는 1745억원을 넘는다고 전해졌다.
서울백병원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2016년 경영정상화 TF팀을 만들어 7년간 운영해 왔다. 인력과 병상수를 감축하고 외래중심 병원으로 전환하는 등 방침이 시행됐지만 큰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지난 2019년에는 레지던트 수련까지 포기하고 인턴 수련만 진행했지만 적자 폭을 줄이는데 역부족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서울백병원의 적자는 일산백병원 등 '형제병원' 4곳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충당해 왔다.
이에 TF팀은 "의료 관련 사업이 모두 추진 불가능해 폐원이 최선이며 병원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거나 매각이 불가피하다"라고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20일에 있을 이사회 이후 폐원이 결정되더라도 직원 393명의 고용은 그대로 승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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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인제학원 소유인 건물과 부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알려졌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일단 이사회에서 어떤 결정이 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전체 직원 대상으로 외부 컨설팅 결과와 폐원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강북의 구도심에서는 오랜 역사를 가진 병원의 폐원과 이전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
서울백병원과 비슷한 이유로 중구 필동에 있던 중앙대 필동병원은 2004년 동작구 흑석동으로 이전했으며, 이대동대문병원과 중앙대 용산병원 제일병원은 폐원했다.
서울 백병원 관계자는 "도심에 있다 보니 주거지가 아닌 사무밀집지역이라 외래환자와 수술환자 유입이 힘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한 근처에 서울대병원과 강북삼성병원 등이 있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