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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과외 앱을 통해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기 시신을 훼손한 뒤 사체를 유기한 정유정.
어제(1일) 그의 신상이 공개됐는데, 오늘(2일) 검찰 송치 과정에서 실제 음성까지 공개됐다.
그는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도록 꽁꽁 싸매기는 했지만 목소리는 놀라우리만치 침착했다.
2일 오전 정유정은 부산 동래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구속 송치됐다. 검찰 송치 과정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정유정은 포토라인 앞에 잠시 섰다.
이때 취재진은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먼저 "피해 여성을 왜 살해했냐", "피해 여성을 왜 범행 대상으로 특정했냐" 등의 질문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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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그는 재판에서 불리한 사항을 만들지 않으려는 듯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라는 사과의 말을 했다.
"언제부터 살인 충동을 느꼈냐", "피해자·유가족에 할 말 없냐", "살해 후 여러 차례 집을 오갔는데 이유가 있었냐",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 했느냐" 등의 질문에도 그는 "죄송하다"라는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취재진이 "신상이 모두 공개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말이 좀 길어졌다.
정유정은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 검찰 조사 성실히 받겠다"라고 말했다. 이 질문이 날아온 뒤에는 다소 감정이 흔들린 듯, 경찰에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뜻의 제스처를 취했다.
한편 정유정은 1999년생으로 올해 만 23세다.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과외 중개 앱을 통해 중학생 학부모를 가장해 '영어 과외를 받고 싶다'라면서 피해자 A씨(20대)에게 접근했다.
이틀 후인 26일 오후 5시 40분께 정씨는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A씨의 집에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찾아가 흉기로 살해했다.
범행 후 정씨는 마트에서 흉기와 락스, 비닐봉지 등을 구입한 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을 챙겨 A씨의 집으로 돌아가 시신을 훼손했다.
정씨는 27일 오전 0시 50분께 B씨의 시신을 캐리어에 싣고 택시를 탄 뒤 평소 산책을 자주 다니던 경남 양산 낙동강 변 풀숲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