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KBS NEWS'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히어로 판타지물 그런 게 아니다. 정말 비극 그 자체다"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에 소속돼 참전 중이라고 밝힌 한국 청년들이 현지 상황을 알리며, 한국에서 더 이상 의용군 지원자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8일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소속돼 참전 중이라고 밝힌 한국 청년 2명은 KBS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은 본인과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복면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인터뷰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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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에 들어왔는데, 알려진 것보다 한국인 의용군이 많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어떤 장교는 40명이라고 했었다. 또 의용군 모집관한테 따로 얘기해봤는데 '20명 정도 된다'란 얘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제공한 사진의 GPS 위치 값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르비우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 현지의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지난 13일 러시아군이 쏜 30발의 미사일에 폴란드 인근 야보리우 훈련소에서 수십 명이 사망했다. 그때 우리도 그 장소에 있었다"며 "미사일이 폭발할 때 팔 쪽에 파편을 맞았었는데 같은 소대 폴란드 친구가 업고 이동시켜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B씨는 "히어로 판타지물 그런 것도 아니고 진짜 팔 날아가고 다리 날아가고 살점이 다 태워지며 비극 그 자체다"라고 부연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참혹하다. 한국에서 더는 지원자가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B씨는 의용군 지원 계기를 묻는 말에 "일반 시민들과 어린아이들 죽고 다치는 걸 그냥 마냥 보고 있기만은 힘들어서 지원하게 됐다"며 "진심인 만큼 과도한 비난은 멈춰 달라"고 답했다.
또 A씨는 "어머니, 아버지 걱정 끼쳐서 죄송하고 무사히 살아서 돌아가겠습니다"라며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다만 이들은 "빨리 우크라이나에서 나가라"는 취재진 권유에는 "전쟁이 끝나면 귀국하겠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한편 정부에 따르면 국제 의용군 참가 등의 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무단 입국한 사람은 9명이다. 이들 중 6명은 여전히 현지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