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작전 수준 기습 단속...연못 뛰어들고 환기통에 숨은 작업자들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진행된 불법 이민자 단속 현장이 공개되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4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엘라벨 지역 현대차·LG 배터리 공장에서 단행한 불법 체류자 단속 영상을 6일(현지시간) 공개했습니다. 2분 34초짜리 영상은 군용 차량과 헬리콥터까지 동원된 군사작전급 단속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
영상에는 단속을 피해 작업자들이 하수 처 연못에 뛰어들거나 환기통에 숨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어 요원들이 현장 직원들을 벽에 세워 검문하고, 양손과 다리에 쇠사슬을 채워 버스에 태우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합법 체류자는 '출입 허가증'을 받고 귀가했지만 불법 체류자로 드러난 이들은 인근 포크스턴 ICE 수용시설로 이송됐습니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 작업자는 "마치 전쟁터 같았다"며 "요원들이 우리를 벽에 세우고 다른 구역으로 이동시켜 신원 확인을 했다"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ICE는 이날 작전으로 총 47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단일 현장에서 이뤄진 단속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최소 300명이 한국 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체포된 이들은 비자 조건을 위반해 불법적으로 일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단기 비자나 관광 비자를 가진 외국인은 미국에서 노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 긴급 대응...현대차 "직접 고용 인력 아냐"
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
외교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박윤주 제1차관은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 통화해 한국인 구금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총력 대응을 지시했으며,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필요하다면 직접 워싱턴을 방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주미대사관과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현장 대응팀을 꾸렸고 애틀랜타 총영사관 영사는 6일 포크스턴 ICE 구치소를 방문해 구금된 한국인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CNN에 "체포된 인력은 현대차 직접 고용 인력이 아니다"라며 "협력사 및 하청업체 고용 관행을 점검하고 불법 고용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단속은 국토안보수사국 역사상 단일 장소 최대 규모 단속으로 기록됐습니다. 현대차는 2022년 조지아주와 협약을 맺고 2900에이커 부지에 '메타플랜트' 공사를 시작했으나 이번 사태로 공사 일정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美 내부서도 논란 확산
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
한편, 미국 내 여론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새 공장을 짓지 않을 것", "한국의 시민과 기업에 대한 무례"라며 ICE의 과잉 단속을 비판했습니다. 또 "왜 한국 정부에 항의하지 않고 바로 ICE를 투입했는가"라는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단속 직후 공장 인근에서는 "ICE GO HOME"을 외치며 ICE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인의 권익을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옹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자신이 취임 후 200일 동안 불법 이민자 35만9천 명을 체포하고 33만2천 명을 추방했다고 자찬했습니다.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역시 "연방과 주 차원의 이민법을 반드시 집행할 것"이라며 ICE 작전에 대한 지지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