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계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지난 두 달간 꿀벌 약 77억 마리가 집단 실종됐다는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현재 실종된 꿀벌의 수는 약 100억 마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50만 개 이상의 벌통과 꿀벌 약 100억 마리가 집단 실종됐다.
이는 전국적으로 양봉농가에서 일벌 무리가 벌집에 복귀하지 않아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따라 죽는 '벌집 군집 붕괴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력한 실종 원인으로는 이상 기온으로 인한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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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은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기간이 짧아져 벌들의 활동이 비교적 적게 나타났다. 가을에는 저온현상으로 인해 벌들이 잘 크지 못하기도 했다.
특히 겨울잠에 들어간 벌들이 12월 고온현상으로 일찍 바깥 활동에 나오면서 체력을 크게 소진했고 결국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한 양봉농가에서는 벌통이 있었던 자리에 꿀 대신 곰팡이만 자리 잡은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꿀벌의 집단 폐사는 꿀 생산 감소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주요 농작물이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의 수분 활동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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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꿀벌은 각종 농작물을 수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재배하는 벼의 꽃을 수정시키는 것도 꿀벌이다.
이 때문에 지금 상황이 지속되면 농작물 생산이 크게 줄어들고 식량 가격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당장 꿀벌이 없다면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이 현재의 29%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팀 연구결과에서도 꿀벌이 사라질 경우 과일, 채소 등 생산량이 감소하고 식량난과 영양 부족으로 한 해 142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는 보고가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