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찬희 기자 = 가족의 실수로 버려진 폐암 할머니의 수술비가 경찰의 도움으로 다시 주인에게 돌아갔다.
지난 7일 충남 부여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전 9시 38분께 "엄마가 청소하면서 할머니 병원비로 보관한 현금을 쓰레기와 함께 버렸다"는 손자의 신고를 접수했다.
폐암을 앓고 있는 80대 할머니의 딸 A씨가 4일 오전 어머니 집에서 청소를 하다가 실수로 돈이 들어 있는 쇼핑백을 버리게 된 것이다.
A씨는 청소 당시 재활용 종량제봉투에 옷가지와 잡동사니 등을 넣고 묶어버리면서 일용직을 하며 힘겹게 모아 둔 할머니의 수술비 현금 약 500만 원이 들어 있는 쇼핑백도 함께 버렸다.
가족들은 이 사실을 하루가 지난 뒤에야 알아차렸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오전 6시였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가족들을 대신해 할머니의 손자가 황급히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충남경찰청
신고를 받고 동료와 함께 현장에 출동한 규암파출소 소속 20년 경력의 윤여운 경위와 1년 경력의 우진이 순경은 수거업체에 도움을 요청해 돈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으로 이동했다.
윤 경위는 재활용센터 직원의 도움을 받아 마지막 배출 지점을 특정했고, 약 20분에 걸친 수색 끝에 문제의 쇼핑백을 찾아냈다. 신고 접수 후 약 한 시간 만이었다.
쇼핑백 안에는 잡동사니와 함께 낡은 가방이 들어있었다. 가방 안에는 흰색 헝겊으로 꽁꽁 싸맨 1,000원권, 5,000원권, 10,000원권의 현금 약 500만 원이 들어있었다.
수술비를 되찾은 할머니는 "이미 멀리 사라진 돈으로 포기하려던 찰나에 경찰이 찾아줘 너무 기쁘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윤여운 경위는 "할머니로부터 포기했던 돈을 찾아줘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20년 넘게 경찰을 했지만, 쓰레기장을 그렇게 뒤져본 건 처음"이라며 "할머니가 힘들게 모은 돈을 찾아드려 기쁘고 보람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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