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층간 소음을 이유로 아랫집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 경찰이 흉기를 휘두르는 피의자를 제압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뇌손상으로 인해 식물인간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경찰은 '신고가 빨랐기 때문에 구조가 빨라서 돌아가시지 않은 것만으로 위안을 삼으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흉기를 든 피의자에 의해 신고자의 목숨이 위험한 순간 적절한 대처를 취하지 않았던 경찰,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19년 9월 11일, 충남 당진의 한 식당에서 50대 남성이 식당 주인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YouTube '실화 On'
식당에서 100m 떨어진 경찰서에 신고가 접수된 상황. 뛰어오면 20초면 닿을 거리를 경찰관은 걸어서 왔다.
충격적인 건 그 이후다. 피의자가 흉기를 들고 식당 주인을 협박하고 있는 상황을 경찰관이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 피의자가 밖으로 나가자 경찰관은 5~6m 거리를 두고 뒷걸음질을 쳐 바라만 봤다.
범인이 칼을 들고 다시 식당으로 들어갈 때도 경찰관의 행동은 마찬가지였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멀리서 지켜만 봤다.
YouTube '실화 On'
한참이 있다가 범인이 흉기를 바닥에 놓은 뒤에야 그를 경찰서로 연행해갔다.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2020년 2월 MBC '실화탐사대'는 해당 사건을 다루며 출동했던 경찰관이 경력만 20년에 이르는 베테랑 경찰이라고 전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생명·신체에 위험이 임박하거나 현행범일 경우, 최단 시간 내 출동이 필요할 경우 코드1을 적용한다.
코드1 상황 시에는 무기 사용 요건과 한계 조건에 따라 경찰관의 판단하에 무기(테이저건이나 권총)를 이용, 가해자를 제압할 수 있다.
YouTube '실화 On'
CCTV 속 경찰은 총을 꺼내기는 했으나 범인을 향해 겨누지 않았다. 범인이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신고를 해서 이 상황이 벌어졌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하면 신고를 못하겠다. (식당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게 무슨 경찰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경찰의 미흡한 조치는 이번 인천 흉기 난동 사건에서도 똑같이 일어났고, 피해자는 회복이 어려운 신체적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18일 국민 청원 폼페이지에 '피해자를 버리고 도망간 경찰 파면 요구'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원인은 "경찰이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YouTube '실화 On'
미흡한 초동 대처뿐만 아니라 음주운전 및 절도, 성추행 등 경찰관들의 일탈 소식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경찰의 복무 기강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인천경찰청은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합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송민헌 인천경찰청장은 전날 인천경찰청 홈페이지와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이번 인천 논현경찰서의 112신고사건 처리와 관련 시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인천경찰의 소극적이고 미흡한 사건 대응에 대해 피해자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