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 TV '뉴스는 YTN'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한 고등학생이 또래 여학생들의 사진을 도용해 가짜 SNS 계정을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 학생들은 성희롱의 대상이 되는 피해를 봤지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오히려 사진을 도용당한 학생에게도 잘못이 있다며 사과하라고 결정했다.
14일 YTN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고생 A양은 지난 1년 반 동안 악몽을 겪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SNS 계정에 자신의 사진을 줄줄이 올린 것이다. 심지어 해당 게시글에는 음란 메시지까지 게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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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A양이 사칭 계정 아이디를 직접 역추적한 결과 범인은 인근에 살던 또래 여고생이었다. A양 말고도 다른 여학생들의 사진과 영상도 있었는데, 확인된 도용 피해자만 모두 17명에 달했다.
사진을 도용당한 학생들 중 세 명의 여고생들은 가해 여고생을 학폭위에 신고하고 직접 만나 사과와 함께 사진 도용에 책임을 지겠단 서약서도 받았다.
하지만 얼마 뒤 열린 학폭위에서 A양 등의 피해 여고생들은 학교폭력 쌍방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가해 여고생이 이들과 만날 때 위협을 느꼈다며 학폭위에 맞신고를 한 것이었다.
가해 학생 부모는 "(세 명이 모여 만난 것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두려움을) 느꼈었던 건 맞다"며 "그쪽에서 일방적으로 지금 어떤 사건을 벌여서 크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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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피해 학생들이 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던 건 학폭위 심의위원들의 태도였다.
SNS에 남들이 볼 수 있도록 사진을 올리면 도용될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피해 학생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투로 말했기 때문이다.
결국 심의위는 사진을 도용한 가해 학생에게 전학 처분을 내리면서, A양 등도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강요 행위를 했다며 가해 학생에게 사과하라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 같은 학폭위의 석역찮은 처분에 피해자 측은 불복해 결국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한편 이와 별개로 양측은 서로를 맞고소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