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0일(일)

'에베레스트' 정상 오르는 길목에 쌓여있는 시신들이 수습되지 못한 이유

인사이트inmarsat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하늘의 이마'라고 불리는 히말라야산맥의 에베레스트는 모든 등산가들이 정복을 꿈꾸는 산이다.


해발 8,848m의 이 산을 정복하는 일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운도 따라줘야만 가능하다.


최초의 등정 시도 때부터 지금까지 4,800명 이상이 등정했으며 이 가운데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사망한 사람은 300명 가까이 된다.


이곳에서 사망한 시신은 수습이 매우 어려운 터라 수십 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는 경우도 많다.


인사이트YouTube 'The Mystica Land'


인사이트에베레스트 산 / gettyimagesBank


가장 유명한 시신은 죽음의 구역 근처 '초록 부츠(Green Boots)'다.


1996년 에베레스트산 등반 도중 조난사한 시신을 가리키는 이 시신은 연두색의 발목 장화를 신고 있어 이러한 별명이 붙었다.


동북쪽 사면 해발 8,640m 위치해 다른 등반가들에겐 이정표로 통한다. 한 등반가는 "초록 부츠가 있는 구역에서 쉬어주면 좋다는 말을 들었다"며 "일종의 표식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인사하는 사람', '피터 보드맨' 등의 시신이 등반가들 사이에서 이정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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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YouTube 'The Mystica Land'


보통은 깜빡 잠이 들었다가, 혹은 부상을 당해 잠시 쉬다가 그대로 동사해 숨진 시신들이다.


이처럼 에베레스트에 수많은 시신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유는 열악한 환경과 수습 조건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신을 옮기는 데 4~8만 달러(한화 약 4,500~9,000만 원) 정도가 든다. 또한 보통 시신 한 구당 100kg가 넘는 데다 산소가 희박해 조금만 시간을 지체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시신을 수습하는 데 엄청난 돈이 들고 2차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다. 


한 등반가는 이와 관련해 "사람들은 '정상'을 포기하지 못해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며 "눈앞에 정상이 있다고 무작정 오르는 것은 좋지 않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