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태자그룹'의 실체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살해 등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배후에 '태자그룹'이 지목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자신들의 물류와 기술 사업이 "캄보디아를 역내 시장과 세계 무대로 연결한다"고 자랑하던 태자그룹(Prince Holding Group)이 사실은 국제적인 범죄 조직이었음이 드러나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1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태자그룹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보이스피싱과 온라인 사기를 벌이는 '태자단지'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최근 한국인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은 미국과 영국 정부가 태자그룹과 그 회장인 천즈를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공식적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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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왕국의 정점, 천즈 회장
태자그룹의 정점에는 중국계 귀화 캄보디아인 천즈 회장이 있습니다.
2015년 태자그룹을 설립한 그는 겉으로는 합법적인 사업을 가장했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범죄를 지휘하며 정치권에 뇌물을 제공해왔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의 핵심 지배세력인 훈센 가문에 자금을 지원하며 고문 자리에 오르는 등 당국의 비호 아래 천문학적인 범죄 수익을 올렸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천즈가 뇌물을 통해 '초국가적 범죄조직'인 태자그룹을 운영하며 "죽지 않을 정도로만 때려라"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다양한 범죄를 주도해 왔다고 확인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천즈를 금융사기와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했으며, 최대 40년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사진=캄보디아 경찰청
21조 원 이상의 범죄 수익
미국과 영국 정부가 태자그룹과 천즈 회장으로부터 몰수하려는 범죄수익은 확인된 것만 21조 원 이상에 달합니다. 이는 단순한 범죄 조직이 아닌, 국가 권력과 결탁한 거대 범죄 네트워크의 규모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유엔은 천즈의 태자 단지를 비롯해 캄보디아 전역에서 최소 10만 명 이상이 온라인 사기범죄에 강제동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인신매매를 통해 납치되어 감금, 고문 등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범죄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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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캄보디아 홍보 영상 재확산되며 논란
한편, '버닝썬 사태'로 실형을 살았던 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캄보디아의 한 행사장에서 홍보하는 영상이 최근 재확산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 승리는 "내가 지인들에게 캄보디아에 간다고 했더니 위험하지 않냐고, 왜 가느냐고 하더라"며 "○이나 먹어라. 그리고 닥치고 여기 와서 캄보디아가 어떤 나라인지 보라고 말할 거다.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국가인 캄보디아를 말이다"라고 외쳤습니다.
영상의 배경에는 '프린스 브루잉(Prince Brewing)'이라는 문구가 보이는데, 일부에서는 이 로고가 태자그룹(Prince Holding Group)의 로고와 유사하다며 계열사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승리와 태자그룹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프린스 브루잉이 태자그룹 산하 브랜드인지 독립적인 양조장인지도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인 대상 범죄 증가로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 감금, 취업사기 피해가 잇따르자 외교부는 지난 10일 수도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이는 태자그룹과 같은 범죄 조직이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캄보디아 내 범죄 조직과 정부 간의 유착 관계가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와 감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국 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방문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