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지드래곤을 택한 이유를 궁금해하다
도심 한복판, 지드래곤이 AI를 말합니다. 강남 대로변 전광판, 붐비는 버스터미널 옥외 광고, 심지어 출퇴근길 버스까지. 낯익은 얼굴인데, 메시지는 생소합니다. "1인 1AI 시대", 그 아래 작게 쓰인 이름. 뤼튼.
4년 차 AI 스타트업 뤼튼이 수십억 원 몸값의 슈퍼스타 지드래곤을 전속 모델로 발탁했습니다. 광고계 안팎에서는 "스타트업이 감히?"란 반응이 나올 정도. 하지만 뤼튼은 스스로를 단순한 스타트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지드래곤은 AI를 사랑하는 뮤지션이라 불릴 만큼 기술 감수성이 남다른 인물입니다.
사진제공=뤼튼테크놀로지스
두 존재가 만나면서, 산업과 문화의 경계선이 흐려졌습니다. 기획은 뤼튼이었지만, 분위기를 바꾼 건 지디였죠.
지디가 AI 광고에 등장한 이유는
지드래곤의 기술 사랑은 이미 꽤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 CES 2024 현장에 등장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그 이후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초빙교수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단순한 이벤트 참여가 아니라, 진심을 담은 행보였죠.
그의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도 이 방향에 진지합니다. AI와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해 새로운 콘텐츠 산업을 열겠다는 선언을 했고, 실제로 카이스트 내에 'AI 엔터테크 연구센터'까지 설립했습니다. 지드래곤은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디지털트윈, 아바타 개발, K컬처 기술화. 하나씩 실현되고 있습니다.
"예술은 기술을 만나야 진화한다"
사진제공=뤼튼테크놀로지스
이 문장을 지드래곤이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요즘 그의 행보는 그런 메시지를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퍼플렉시티와 비교하면 전략이 보인다
뤼튼의 전략을 보면, 미국의 퍼플렉시티가 떠오릅니다. 다양한 외부 AI 모델을 엮어 사용자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 소비자 친화적 인터페이스, 그리고 무엇보다 스타 마케팅입니다.
퍼플렉시티가 '오징어게임' 이정재를 모델로 세웠다면, 뤼튼은 지드래곤입니다. 퍼플렉시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정재가 공동 대표로 있는 '아티스트컴퍼니'와 손잡고 AI 기반 엔터 비즈니스를 본격화했죠.
뤼튼도 비슷한 노선을 따라가는 듯 보이지만, 결정적 차이는 있습니다. 퍼플렉시티가 글로벌 자본의 힘을 업고 움직이는 반면, 뤼튼은 국내 토종 스타트업입니다. 그럼에도 월간 사용자 수 500만 명, 누적 투자액 1268억 원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죠. 토스나 당근보다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콘텐츠의 시대, 그것도 '창작자 도구'의 시대를 향한 속도전입니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 / 사진제공=뤼튼테크놀로지스
Z세대는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다
뤼튼은 요즘 광고 사업과 캐릭터 AI챗 서비스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 거래 건수는 1만5000건. 그런데 올해 5월엔 무려 7만3000건까지 뛰었습니다. 5배 성장. 주 고객층은 20대 이하가 62%. Z세대는 이미 반응했습니다.
이제 뤼튼의 숙제는 명확합니다. AI가 아직 낯선 중장년층에게도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 AI는 어렵지 않다는 것, 뤼튼이 먼저 말해야 할 타이밍입니다.
이세영 대표는 말합니다.
"우리의 꿈은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닙니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AI를 친구처럼 두고 살아가는 세상, 그걸 먼저 만드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기술이 아니라 감성이 중심이 될 때
뉴스1
AI는 여전히 어렵고 복잡한 단어입니다. 하지만 지드래곤이 등장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졌습니다. 감성이 기술의 옷을 입었고, 알고리즘 속에 취향이 들어섰습니다.
스타트업의 고군분투는 언제나 있었지만, 뤼튼은 '멋있게' 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술 기업입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을 하고 싶습니다"
뤼튼의 문장 속엔 카피라이터의 향기가 묻어납니다. 그 문장을 지디가 말해줬고, 대중이 눈을 들어 봤습니다.
이것이 지금, AI 스타트업이 선택한 새로운 광고 방식입니다.
'기술보다 이야기가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