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왜 5성급 호텔이 아니고 4성급이지?"
"그동안 올 때마다 신라호텔서울에서 묵었는데, 이번엔 왜?"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례적으로 5성급이 아닌 4성급 호텔을 숙소로 선택했죠. 전 세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시점인 지금 그 의문이 살짝 풀리고 있습니다.
경주 코오롱호텔 전경 / 코오롱호텔
시 주석에게 직접 물어본 것은 아니기에 확언할 수 없지만, 묵은 호텔방의 '이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2박 3일 동안 머물렀던 경주 코오롱호텔의 '뒷이야기'가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저녁, 경주 토함산 자락에 위치한 코오롱호텔. 시 주석이 떠난 지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호텔 안팎은 여전히 삼엄한 경계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호텔 측에 따르면 코오롱호텔은 객실 300여 개 규모로, 시 주석이 체류하는 동안에는 중국 대표단 외 일반 투숙객의 이용은 모두 제한됐습니다.
시 주석은 호텔 9층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인 '자미원'에 머물렀으며, 숙박 기간 동안 호텔 내 다른 그 어떤 부대시설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방에만 머물러 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자미원' 내부 / 코오롱호텔
'자미원'은 총면적 446㎡(약 135평) 규모로, 메인 침실과 게스트 침실, 응접실, 다이닝룸, 다도실, 욕실 3곳, 한옥풍 파빌리온, 야외 자쿠지, 명상실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호텔 측은 "토함산의 정기를 담은 입지 위에 풍수지리 전문가의 자문을 반영해 설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미원'이라는 이름은 고대 천문학에서 황제가 거처하는 하늘의 궁전을 뜻하는 별자리로, 가장 존귀한 공간을 상징합니다.
시 주석은 1일 오후 3시께 호텔을 떠나기 전 환송을 나온 호텔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총주방장을 향해 직접 눈을 맞추며 "시에시에 닌(당신께 감사합니다)"이라고 말해 현장 직원들의 인상을 깊게 남겼습니다.
현장에 있던 호텔 직원들은 "시 주석의 세심한 배려와 예의가 인상 깊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측 관계자에 따르면 시 주석은 2박 3일간의 체류 동안 "매우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텔 측은 숙박 기간 동안 중국 대표단이 한식 위주의 룸서비스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코오롱호텔은 "천년한우 갈비구이, 보쌈김치 수육, 소불고기, 삼계탕, 떡볶이 등 15종의 한식을 특별히 준비해 대표단에 제공했다"며 "다양한 한국의 음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5.11.1 / 뉴스1(대통령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