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 제4차 혁신안을 발표 중인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 / 뉴스1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당 혁신안에 '선출직 공직자의 발언 때 도리도리 금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면서 국민의힘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이하 혁신위)는 세대균형공천제, 당 지도부 선출 방식 개편, 선출직 공직자 평가 개선, 지방 의회의원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초과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 개선과 관련 '선출직 공직자 정견 발표 및 토론회 의무화'를 제시하면서 '2분 이상 스피치, 도리도리 금지'란 표현을 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인사이트
혁신위는 "선출직 공직자라면 대본이 없어도, 프롬프터가 없어도 국민께 자신의 생각을 말씀드릴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말씀드리는 자세도 검증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말씀드리는 자세도 검증받아야 한다. 최소한 '도리도리'와 같은 불안한 시선 처리와 화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고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하실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조롱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대선 기간 동안 윤 당선인이 발언 도중 고개를 젓는 모습을 두고 친여 성향 커뮤니티 등에서 '윤도리', '도리도리' 등으로 비하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4차 혁신안을 발표 중인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 / 뉴스1
지난해 11월 국제포럼 연설 시작 전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2분 가량 침묵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을 두고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은 원고도 없이 10분간 즉석연설을 했고, 윤석열은 프롬프터에 원고가 안 떴다고 2분간 도리도리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6일 구두 논평을 통해 "이쯤 되면 혁신안이 아닌 퇴보안이라고 불러도 될 지경”이라며 “제발 싸우지 말고 민생을 위한 협치를 하라는 민심의 준엄한 명령에 고작 민주당이 내놓을 수 있는 대답이 당선인에 대한 조롱뿐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허 대변인은 "당선인 배우자를 향해 저주와 막말을 퍼부은 것도 모자랐나. 또다시 구태로 돌아가 국민께 실망을 드리는 혁신이라면 안 하니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조하거나 다급하면 어김없이 나오던 저주에 가까운 막말 답습을 그만 멈추고 국민의 커지는 한숨 소리를 먼저 들으라"며 "혁신과 협치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장경태 혁신위원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특정인을 지칭한 게 아니다. 선출직 공직자라면 최소 2분 이상 자신의 의견을 원활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논란이 생겨 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