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0일(수)

"우크라이나 유적지 50곳 이상 파괴돼"...ISIS가 하던 악행 그대로 따라하는 러시아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박찬희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만행이 끝을 모르고 악랄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각종 건물을 파괴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최근에는 유적지까지 파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과거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가 하던 악행과 같아 각 곳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네스코 전문가들은 위성사진과 현장 목격자의 보고서 등을 통해 러시아의 폭격으로 파손된 우크라이나의 유적지 총 53곳을 확인했다.


유네스코 대변인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종교시설 29곳, 역사가 깊은 건물 16곳, 박물관 4곳, 기념물 4곳 이상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에서는 종교시설부터 유적지까지 약 10곳이 파손돼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그 외 수도 키이우에는 5곳, 북부 체르니히우 5곳에서 피해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인사이트Twitter 'Anton Gerashchenko'


히르키우의 미술관 미즈기나 발렌티나 관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쏜 포탄이 예술작품 약 2만 5,000점이 있는 미술관 주변에 떨어졌다. 이 여파로 건물이 흔들리고 유리창이 모두 깨져 직원들이 작품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야 했다"고 말했다.


17세기 유산인 히르키우의 홀리 도미션 성당도 포탄을 정통으로 맞았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유리창이 깨지고 장식물이 파손됐다.


다행히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7곳 중 피해를 입은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피해를 입은 체르니히우 지역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유적지가 있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헤르손이나 가장 오랜 기간 포위된 마리우폴에 있는 유적지 훼손 상황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Twitter 'Daniel Holtgen'


지난달 17일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전쟁 중에도 국제 협약에 따라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해당 서한에서 "이 협약을 위반하면 국제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하며 "우크라이나 세계문화유산에 폭격하지 않도록 위치정보를 제공한다"고 전했지만 러시아는 문화유산을 향한 공격을 강행했다.


한편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는 2017년 2월 시리아 고대 도시 팔미라를 장악하고 이 지역에 있는 2세기 '로마 극장'과 서기 270년에 세워진 기념문 '테트라필론' 등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을 무참히 파괴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15년 5월 시리아의 2천 년 된 사자상과 1천 800년 된 개선문 등 주요 유적을 파괴하는 등 전쟁을 일으켜 타국의 문화재를 파괴하며 그들의 정체성을 없애 버리는 행위를 일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