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0일(수)

"아이 셋 낳으면 대출 전액 탕감"...1년 만에 혼인율 20% 끌어올린 헝가리의 저출산 정책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올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0.84명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예측이 나왔다. 나날이 악화되는 저출산의 여파가 머지않아 쓰나미로 몰려올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헝가리의 저출산 대책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헝가리는 1981년 1070만 명으로 인구 정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40년 동안 매해 헝가리는 태어나는 사람보다 사망하는 사람이 많아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했다. 


이주한 헝가리인을 제외하고 40년 동안 자연 감소한 헝가리 인구는 127만 명이다. 합계출산율 또한 2011년 1.23명으로 유럽연합(EU) 국가 중 최하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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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을 느낀 헝가리 오르반 빅토르 정권은 가족 정책을 미래 비전의 초석으로 삼고 지난 2019년 2월 파격적인 정책들을 쏟아냈다.  


아이가 4명 이상인 여성에게는 평생 소득세를 면제해 주고, 미래에 아기를 낳을 것이라고 약속한 여성에게는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또한 40대 초혼 여성을 대상으로 최대 40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을 허용하고 5년 이내에 자녀 1명 이상을 낳으면 대출이자를 면제해 주는 정책도 만들었다. 


4000만원이란 금액은 헝가리 일반 직장인인의 2년 치 연봉에 해당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파격적인 건 2명 이상의 아이를 낳으면 대출액의 3분의 1을 탕감, 3명 이상 낳으면 대출액 전액을 탕감해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3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집에는 자동차 구매 비용 1000만 원을 지급하고, 주거비와 시험관 시술 비용을 지원해 준다. 


일각에서는 현금을 뿌리는 정책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지만 정책 발표 7개월 만인 그해  9월 기준 헝가리의 결혼율은 1년 사이에 20%가 상승했다. 


30년 만에 기록한 최대 결혼율이며 9월만 두고 봤을 때는 40년 만의 기록이었다. 합계출산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0년에는 1.52명까지 회복했다. 현재 27개 EU 국가 중 15위 수준이다. 


인사이트카탈린 노박 헝가리 가족부 장관 / Wikipedia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율을 늘리기 위한 헝가리 정부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가족 부양비로 지출된 예산은 75억 2천만 유로(한화 약 10조 3400억원)로 헝가리 전체 GDP의 5.2%에 이른다. 


내년에는 2만 1000곳의 보육 시설을 신설하고 건강보험 시스템에 25억 달러(한화 약 2조 9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카탈린 노박 헝가리 가족부 장관은 이것을 지출이 아니라 투자라고 밝혔다. 


헝가리 정부의 목표는 2030년까지 합계출산율 2.1명에 도달하는 것이다. 노박 장관은 "목표는 숫자를 쫓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원하는 만큼 자녀를 낳을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