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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 중 하나인 김포 장릉의 경관을 훼손해 철거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칫 조선왕릉 40기가 통째로 세계 문화유산에서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문화재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김포 장릉 인근 아파트의 건축 문제를 다뤘다.
앞서 유네스코는 2009년 등재 당시 유교사상과 토착신앙 등 한국인의 세계관이 반영된 장묘 문화 공간이고, 풍수의 원칙에 따른 자연경관이 보존되고 있으며, 조선왕릉 전체가 통합적으로 보존 관리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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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 신축 중인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왕릉 경관을 해치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취소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7월 해양경관 손실을 이유로 영국 리버풀 해양산업도시를 문화유산 목록에서 삭제한 바 있다.
이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는 한 개의 코드로 일괄 등재돼 그중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40기 전체가 통째로 문화유산 등재에서 취소될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2019년부터 시행이 됐는데 2021년에 알았다는 문화재청의 해명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며 "조선왕릉 40기가 일괄 지정돼 있는데 장릉이 탈락하면 다른 39기의 왕릉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이 같은 지적을 인정했다. 그는 "김포 장릉의 훼손으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이 일괄 취소되는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재 인천시에 감사를 요구한 상태로 감사원 감사도 필요하면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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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화재청과 인천 서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를 철거해도 장릉의 경관이 되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법대로 조치해도 경관을 회복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아파트 철거 국민청원에 17만 명이 서명해 국민 갈등으로 번져버렸다"며 "거리와 상관없는 보호전망 구역을 설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히 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며 "유네스코와 충분히 협의하며 난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문화재청의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진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는 현재 19개동 가운데 7개 동만 공사가 재개된 상황이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대방건설, 제이에스글로벌, 대광이엔씨 등 3개 건설사가 문화재청의 2차 공사 중지 명령과 관련해 법원에 제기한 '공사 중지 명령 가처분 신청' 가운데 대방건설의 신청만이 인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