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다큐 공감'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신랑과 신부는 건강할 때나 병약할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항상 사랑하고 진실한 남편과 아내의 도리를 다할 것을 맹세합니까?"
"네, 맹세합니다!"
모든 부부가 결혼식에서 이 같은 혼인 서약을 한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겠다고.
하지만 이 약속을 평생 동안 지키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2019년 2월 이혼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조사 결과만 봐도 이를 쉽게 알수 있다.
KBS1 '다큐 공감'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교통사고로 앞을 볼 수 없게 된 아내의 눈과 손 역할을 23년이나 자처한 '사랑꾼' 할아버지도 존재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암흑 속에 갇힌 아내는 세상이 길잡이가 되어 준 남편 덕분에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
다음 달 2일 방송되는 KBS1 '다큐 공감'에서는 주위를 뭉클하게 할 정도로 할머니를 잘 챙기는 정반표 할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전남 곡성에서 허윤희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정반표 할아버지는 이른 아침 일어나 분주하게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1995년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시각 장애인이 된 아내를 대신해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것이다.
KBS1 '다큐 공감'
할머니는 과거 교통사고 때문에 팔다리도 성치 않아 거동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밥을 먹는 동안에도 세심하게 이리저리 살핀다.
할아버지는 바깥 일을 하다가도 2시간에 한 번씩 집으로 돌아온다.
혹여나 할머니가 화장실에 가고 싶을까 봐 염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내의 눈과 손이 되어 살아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자상한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귀찮아하거나 인상 한번 쓰는 법이 없다.
KBS1 '다큐 공감'
할아버지는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그저 곁에 살아있어 준 할머니에게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고 말한다.
아내가 웃으면 그저 따라 웃으며 행복해하는 '로맨티시스트' 정반표 할아버지.
"살아가는 이유는 아내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싶어서"라고 말하는 할아버지의 깊은 사랑이 '인스턴트식 사랑'을 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상하기 어려운 시련과 좌절 앞에서도 바위처럼 단단하게 사랑을 지켜온 정반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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