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Z세대, '인형 옷 입히기'에 열광... 관련 시장 급성장
중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인형 옷 입히기'가 그 주인공인데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인형을 마치 자신의 자녀처럼 여기며 의류와 액세서리 구매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인형 의류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와 티몰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해 인형 의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7% 이상 급증했으며, 지난 5월에는 매출이 처음으로 1000만 위안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 6월 중국의 대규모 쇼핑 축제인 '618' 기간 동안 관련 거래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구매자의 80%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젊은 여성 소비자들이 인형 패션 시장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형은 내 아이"... Z세대의 새로운 감정 소비
저장성 출신의 21세 대학생 차이씨는 "관절인형을 좋아하는 건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달 생활비가 약 2000위안(약 38만원)인 그녀는 2년 동안 인형 옷에만 3000위안(약 55만원) 이상을 지출했습니다.
관절인형은 레진이나 도자기로 제작되어 실제 사람처럼 다양한 포즈를 취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직접 꾸밀 수 있어 소유자들은 인형이 아닌 자신의 아이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형 의류 한 벌의 가격은 평균 300~500위안으로, 젊은 층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Z세대에게는 이러한 지출이 값진 감정 소비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관절인형뿐만 아니라 대중적 인기를 얻은 '라부부' 인형에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라부부 인형의 제작사인 팝마트는 처음에 맞춤 제작을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열성 팬들은 자체적으로 인형 옷을 제작하거나 구매하며 이 열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타오바오에서 '라부부 의상' 검색 건수는 한 달 동안 3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인형 의류 시장, 글로벌 확장 중
산둥성에서 라부부 의상을 제작하는 리쥔즈는 "지난해 말 출시한 디자인이 올해 들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지금까지 1000벌 가까이 판매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녀가 판매하는 인형 의류의 가격은 원단에 따라 60~138위안이며, 전통 장신구 등은 별도로 판매됩니다.
리쥔즈는 "작은 인형 옷이라도 제작에는 4시간 이상 걸릴 만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라부부 수집가인 방씨는 "옷을 입히면 인형이 아이처럼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마치 내 곁에 작은 아기가 앉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옷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어 내 아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재미가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신소비 경제를 이끄는 MZ세대의 새로운 소비 방식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 CCTV 재경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장난감 시장 규모는 2020년 203억 달러에서 2024년 418억 달러로 급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5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형 의류의 수출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저장성 이우의 상인 양진화는 "최근 몇 달 동안 동남아시아, 일본, 한국에서 수요가 세 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영지산업연구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중국 Z세대는 전체 소비의 40%를 차지하며 2035년까지 그 규모가 네 배 증가한 16조 위안(3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구소는 이를 Z세대가 미래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