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북한 우주발사체'에 대한 서울시의 위기 재난 문자 오발령 소동으로 서울 시민들이 대혼란을 겪었다.
서울시가 지난달 31일 시민들에게 대피하라는 내용의 경계경보를 발령했으나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이었다고 정정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경계경보 사이렌도 울려 퍼졌다.
이 가운데 한국에 살고 있던 우크라이나인이 공황 상태에 빠진 사연이 화제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해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오늘 아침 오발령에 대한 우크라이나인 이웃의 반응"이라는 제목이 게재됐다.
서울의 작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오늘 아침은 완전 엉망진창이었지만 내가 느꼈던 것을 쓰고 싶었다"면서 긴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세상에서 제일 나쁜 알람 시계가 나를 깨우고 나서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이웃이었다"면서 "그녀는 나에게 옷을 입으라면서 여권, 신분증, 돈, 물, 생리대를 챙기라고 했다"고 입을 열었다.
A씨는 "그녀는 다른 이웃에게도 똑같이 행동했다. 준비를 마치고 1층에서 만나 그녀를 만났는데, 그녀는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서둘러 이동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 순간, 전쟁이 아닌 북한의 위성이 발사됐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갑자기 이웃이 울음을 터트리며 공황 장애 증상을 보였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그녀는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이민 온 사람이었다"면서 "그에게 이 모든 상황은 최악의 악몽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의 '실수(mistake)'가 우리 대부분에게는 약간의 불편함으로 다가왔지만, 일부는 말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목격했다. 이것은 단순한 '실수'(oopsies)가 아니다. 그들에겐 전쟁은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한국인들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것 같다", "그 짧은 시간에 혼자 대피하지 않고 이웃들 다 깨우고 준비했다는 게 너무 대단하다", "너무 가슴 아픈 사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