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7일(일)

북한, 통보도 없이 남한 측 자산 '금강산 해금강호텔' 무단 해체 중

통일부


[인사이트] 박찬희 기자 = 북한이 금강산에서 우리 측 시설 일부를 해체하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그 시설이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6월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던 북한이 이번에는 남한 측 재산을 별다른 통보 없이 철거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2일 미국의소리(VOA)는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지난 5일부터 9일 사이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해체 중인 금강산 시설이 해금강호텔이라고 전했다.


미국의소리가 전한 위성사진에는 6일부터 해금강호텔의 오른편 옥상 부근이 구멍이 뚫린 듯 전날과 달리 어두운 색깔로 변한 모습이 찍혀있고 호텔 바로 앞 육지 부분의 바닥에는 중장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 정부 및 군 소식통은 금강산의 남측시설이 철거되는 정황이 있다고 확인했으나 정확히 어떤 시설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해금강호텔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통일부


현대아산 소유인 해금강호텔은 남북 교류가 활발하던 2000년 개장했다. 


그러던 2008년 금강산에서 남한 관광객 피살사건이 발생하면서 관광이 전면 중단됐고, 해금강호텔도 문을 닫았다. 이후 북한은 2010년 4월 금강산관광지구 내 민간시설 등 우리 측 자산을 전부 동결했다.


북측은 '시설물을 모두 철거해 달라'는 대남 통지문을 지속해서 발송했다. 그러다 2020년 1월 코로나 전염 방지를 이유로 시설 철거 일시 중단을 통보했는데 이후 아무런 상의나 통보 없이 철거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북한은 2019년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금강산관광지구에는 해금강호텔을 비롯해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온정각, 이산가족면회소 등의 민간시설들이 있다. 다만 2019년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해당 시설들은 10년 동안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 전부 노후화된 모습이다.


금강산관광지구 내 수많은 민간시설들이 남아있는 가운데, 북한이 남은 시설도 모두 철거할지 주목되고 있다.


뉴스1


앞서 북한은 2020년 6월 16일 대북전단 살포 등 남한의 대응을 문제 삼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9월 14일 개성공단 내에 설치된 남북 연락사무소로, 남북 간 교섭 및 연락, 당국 간 회담 및 협의, 민간교류 지원, 왕래 인원 편의 보장 등의 기능을 담당해 왔지만 북한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19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