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6일(목)

"사춘기 실수까지 평생 짊어져야 하나"... 국립대 '학폭 불합격' 두고 온라인 시끌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학교폭력 전력을 이유로 주요 거점 국립대학교에서 불합격 처리된 학생들이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라인상에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거점 국립대 10곳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중 6개 대학이 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지원자들에게 감점 조치를 적용해 총 45명을 불합격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시모집에서 37명, 정시모집에서 8명이 각각 탈락했습니다.


대학별 불합격 현황을 살펴보면, 경북대학교가 가장 많은 22명을 불합격시켰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북대는 수시에서 19명, 정시에서 3명에게 학교폭력 감점을 적용했으며, 해당 학생들은 모두 불합격 처리됐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정시에서 2명, 부산대학교 8명, 강원대학교 5명, 전북대학교 5명, 경상국립대학교 3명이 각각 학교폭력 전력으로 인해 합격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반면 전남대학교, 제주대학교, 충남대학교, 충북대학교 등 4곳은 지난해 입시에서 학교폭력 감점을 반영하지 않아 불합격자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경북대학교는 올해부터 모든 전형에서 학교폭력 조치 사항을 감점 항목에 포함시키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경북대학교 / 경북대 홈페이지경북대학교 / 경북대 홈페이지


처분의 경중에 따라 1~3호(서면사과 등)는 10점, 4~7호(사회봉사·출석정지)는 50점, 8~9호(강제전학·퇴학)는 150점을 각각 감점하는 방식입니다.


불합격한 22명 중 상당수는 수시모집 지원자들이었으며, 교과우수자·지역인재·일반학생 전형에서 11명이 10~50점 감점을 받아 탈락했습니다. 또한 논술(AAT) 전형 3명, 영농창업인재 전형 1명, 예체능·체육 특기자 전형 4명, 정시 일반전형 3명도 학교폭력 이력으로 불합격 처리됐습니다.


현재 전국 140여 개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교폭력 조치 결과를 입시에 반영하고 있으나, 반영 방식은 대학마다 상이합니다.


감점 등 정량평가 외에도 서류·면접 반영(정성평가), 지원 자격 제한(부적격 처리) 방식 등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울대 / 사진 = 인사이트서울대 / 사진 = 인사이트


서울교육대학교, 부산교육대학교, 경인교육대학교, 진주교육대학교 등은 2026학년도부터 학교폭력 이력의 경중과 관계없이 모든 전형에서 지원 자격을 제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강경숙 의원은 "일부 대학은 전형 구분 없이 학교폭력 관련 사항을 정성 평가에만 반영하는 등 대학마다 학교폭력 전력을 입시에 반영하는 기준이 들쑥날쑥하다"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송인 박명수는 경북대학교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굉장히 바람직하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31일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공부 잘하고 S대 간다고 인성이 좋은 게 아니다. 그런 흔적이 있으면 못 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경북대가 발판이 되어 다른 학교들도 이런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개그맨 박명수 / 뉴스1개그맨 박명수 / 뉴스1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교폭력 가해자 입학 취소가 과연 옳은 일일까"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습니다.


작성자는 "경북대를 비롯한 몇몇 대학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를 입학 취소시켰다는 기사를 봤다"며 "당장에야 통쾌하다는 기분이 들겠지만, 과연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명한 판단인가는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작성자는 "남성호르몬이 넘치고 사리분별력이 떨어지는 사춘기 10대 때 남학생들이 주먹다짐한 것까지 다 학교폭력으로 낙인 찍고,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대입까지 불이익을 준다면 갱생의 여지를 너무 일찍 차단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성인이 되는 시점인 대입부터 저렇게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살 관문을 차단해버리면 오히려 절망감을 느끼고 반사회적인 인물로 살아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그러나 대다수 누리꾼들은 "그럼 애초에 학교에서 폭력을 휘두르지 않으면 된다", "본인 행동의 대가를 치르는 것뿐"이라며 반박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