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성들의 충격적인 보안 실수
한미 연합훈련 관련 군사기밀이 담긴 문서를 책상 위에 그대로 두고 퇴근한 군 장성들이 국방부 내부 감사에서 적발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 군의 보안 관리 실태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특히 고위 장성들까지 기본적인 보안 수칙을 위반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육군 제7공병여단이 2025년 UFS/TIGER의 일환으로 지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여주 남한강 일대에서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을 실시했다.사진은 완성된 연합부교를 이용하여 한미 연합군의 기계화부대가 도하하고 있는 모습 / 뉴스1(육군 제공)
8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 감사관실이 지난 4월 육·해·공군본부 및 해병대사령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국방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결과, 비밀문서와 암호장비 관리 부실로 총 17명이 적발되어 '경고' 조치를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육군본부 6명, 해군본부 3명, 공군본부 5명, 해병대사령부 3명이 적발되었습니다.
소장급 장성도 보안 수칙 위반
특히 충격적인 사례는 육군본부에서 발생했습니다.
작전 분야를 담당하는 소장급 장성이 Ⅱ급 비밀인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 연습 사후 검토 회의자료를 책상 위에 방치한 채 퇴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준장급 장성은 Ⅲ급 비밀인 특정 부대 정찰용 무인기 긴급보강 계획 자료를 책상 위에 두고 퇴근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군사기밀은 국가안전보장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Ⅰ·Ⅱ·Ⅲ급 비밀로 구분됩니다.
국방보안업무훈령에 따르면 Ⅰ급 비밀은 반드시 이중 금고형 용기에 보관해야 하며, Ⅱ급·Ⅲ급 비밀은 철제 캐비닛 등 이중 잠금장치가 된 내화성 용기를 사용해 보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감사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보안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육군 제공)
전군에 걸친 보안 관리 부실
문제는 육군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해군본부와 공군본부, 해병대사령부 등에서도 Ⅱ·Ⅲ급 비밀문서와 Ⅲ급 비밀인 암호장비 한국군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를 방치한 영관급 장교들이 확인되어 '경고' 조치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경고' 조치를 받은 군 간부들은 2년간 인사에 반영되어 불이익 처분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군사기밀 관리 부실이 초래할 수 있는 국가안보 위협을 고려할 때, 이러한 처분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안 의식 강화 필요성
이번 사건은 우리 군의 보안 의식 수준에 대한 심각한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위 장성들이 보안 수칙을 위반했다는 점은 군 전체의 보안 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군 차원의 보안 교육 강화와 점검 체계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군사기밀 보호는 국가안보의 기본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내부의 보안 의식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