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20주년, 이명박·오세훈 다시 만났다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복원 사업을 주도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자리에 섰습니다. 두 사람은 청계천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인 상징적 사업이었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습니다.
지난 4일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청계재단에서 열린 '청계천 복원 20주년 특별대담'을 공개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 뉴스1
조수빈 아나운서의 사회로 약 40분간 진행된 이번 대담에서는 청계천 복원 당시의 고민과 도시정책 방향, 그리고 서울의 미래 비전이 폭넓게 논의됐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복원 사업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당시 낙후된 도심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었다"며 "자연과 도시의 조화를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결단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복원 추진 과정에서의 갈등을 언급하며 "반대 여론이 많았지만, 단순한 설득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시민들을 이해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청계천은 세계가 주목하는 서울의 자산'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은 세계 주요 도시의 관계자들이 서울을 방문하면 꼭 들르는 곳이 청계천과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 토피스(TOPIS)"라며 "청계천은 도심 생태계를 복원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 뉴스1
최근 논란이 된 '한강버스' 운항 중단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오 시장은 "청계천 없는 서울을 상상하기 어렵듯, 앞으로 2~3년 후에는 한강버스 없는 한강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의 일시 중단은 시행착오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강 같은 큰 강에는 반드시 배가 있어야 한다"며 "재운항이 시작되면 직접 이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강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기술력과 도시 활용도를 높이는 새로운 시도"라고 덧붙였습니다.
'도시 브랜드는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진다'
두 사람은 서울의 도시브랜드 가치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보였습니다. 오 시장은 "외국인이 서울을 투자와 거주, 관광의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이 전 대통령은 "도시 브랜드가 높아지면 관광과 투자, 그리고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대담 도중 K팝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언급하며 "이런 콘텐츠가 서울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세계에 각인시키는 좋은 예"라고 평가했습니다. 오 시장 역시 "K콘텐츠는 세계인이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게 하는 문화적 매개체"라고 화답했습니다.
뉴스1
이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은 통치하기는 쉽지만 진정한 애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20주년은 도시 재생의 패러다임을 바꾼 역사적 전환점이었다"며 "이번 대담은 서울의 도시정책을 되돌아보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대담 영상은 서울시장 공식 홈페이지와 '라이브서울' 사이트를 통해 시청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