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7일(일)

"내 돈 이잖아!"... 소비쿠폰 요구하는 중학생 자녀 때문에 '부부싸움'한 부모들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가정 내 갈등 증가... "내 몫 달라" vs "부모가 써야"


정부가 지난 21일부터 지급을 시작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가정 내 소유권 분쟁을 일으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중학생 자녀가 자신의 몫을 요구하거나, 부모님께 지원금을 드린 것으로 부부 갈등이 발생하는 등 가족 간 소비쿠폰 소유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뉴스1뉴스1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언니 딸이 중학생인데, 민생회복 소비쿠폰 소유권 주장하면서 내놓으라고 난리 쳐서 언니네 집이 지금 완전 혼돈이라더라"는 글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글쓴이는 "뭐라고 조언해주면 될까? 나 참 이런 경우는 또 처음 본다"며 당혹감을 표현했습니다.


행정안전부 규정에 따르면 2007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미성년자는 주민등록 세대주가 대신 신청해야 합니다. 그러나 개별 지급 방식으로 인해 미성년 자녀들도 '내 몫'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상의 없이 부모님께 드렸다가"... 부부 갈등으로 번진 소비쿠폰


지방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 A씨의 사례는 더욱 복잡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세대주인 A씨는 자녀 2명을 포함해 총 5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는데, 자녀 1명 몫인 18만원은 아내에게 주고 나머지는 모두 부모님께 드렸다가 아내와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상의 없이 줬다고 화낸다"며 "너도 받은 거 쓰지 말고 친정 부모님 드리라고 했는데 제가 치사하냐"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는 "솔직히 아내가 화난 게 우리 가족이 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장모님에게 안 드려서 화난 게 어이가 없다"며 "2차 민생지원금도 받으면 효도한다 치고 부모님 다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사연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찬반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성년자에게 제 몫을 줘야 한다는 측은 "애가 있어서 나온 돈인데 당연히 줘야 한다", "애 이름으로 나온 거니까 전부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줘야 한다", "주면서 경제교육을 한 번 더 시켜라" 등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학원비나 생활비로 쓰일 돈인데 자녀에게 따로 줄 필요가 있나", "자녀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많기 때문에 부모가 쓰는 게 당연하다"는 반대 의견도 많았습니다.


A씨의 경우에 대해서도 "아이 몫으로 나온 지원금을 상의 없이 드린 게 문제"라는 비판과 "효도하려는 마음인데 뭐가 문제냐"는 옹호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5일간 3642만명 신청... 인천 신청률 1위


한편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자는 지난 21일 시작 5일 만에 전체 대상자의 72.0%인 3642만5598명으로 집계됐다고 행정안전부가 26일 발표했습니다.


지급된 지원금은 총 6조 5703억원에 달합니다. 지역별로는 인천의 신청률이 77.0%(232만 4053명)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고, 전남이 66.1%(117만 2451명)로 가장 낮았습니다. 서울은 72.1%로 657만 8408명이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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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 방식별로는 신용·체크카드가 2696만 569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역사랑상품권 564만 6922명, 선불카드 321만 6232명, 지류 60만 1875명 순이었습니다.


26일부터는 출생연도 끝자리에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마감은 9월 12일 오후 6시까지입니다.


신용·체크카드는 각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에서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고, 지역사랑상품권은 자치단체별 앱이나 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선불카드나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은 주소지 담당 읍면동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하며, 주말에는 오프라인 신청이 불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