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원장 딸 주애의 급성장, 북한 사회에 미친 영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13세 추정)가 보여준 급격한 성장이 북한 사회 내에서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주애가 아버지와 비슷한 키로 성장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키 크는 약'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지난 24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강원도 원산-갈마 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한 주애는 흰색 투피스에 힐 샌들을 신고 김정은 위원장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주애의 키는 아버지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커 보였다고 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딸 김주애 / 뉴스1
FNN은 김정은 위원장의 키가 약 170cm 안팎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주애의 키는 165cm 이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주애가 2022년 11월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했을 당시 김 위원장의 어깨 높이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2년 반 사이에 약 20cm 가까이 성장한 셈입니다.
이러한 주애의 키는 북한의 11세 평균 신장은 약 142cm, 성인 여성 평균은 154cm에 불과한 북한 평균 신장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입니다.
FNN은 "주애의 키는 단순한 성장의 표시가 아니라 일반 주민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이며 특권과 위신의 상징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주애의 급성장을 목격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자녀 성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산 영양제 '텐텐'이 은밀하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미약품 '텐텐' / 한미약품 공식홈페이지
평안북도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요즘 어린이의 키도 크고 영양제 효능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 남한의 '텐텐'을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비타민 A, B1, B2, B6, C, D, E가 함유된 성장 발육기 영양제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면역강화, 육체피로 회복제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거래되는 텐텐의 가격은 한국의 4배에 달하는데요. 한국에서 2만 5000원(120알 기준)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북한에서는 중국돈 500위안(약 1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주민들과 간부들 사이에서는 없어서 못 살 정도로 수요가 높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한국산 제품 수입이 금지됐지만, 중국에서 포장을 뜯어낸 뒤 다시 중국산 의약품으로 포장해 밀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북한에서 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키가 곧 계급'으로 인식되기 때문인데요. 북한에서는 키가 150cm 이하면 군 입대가 제한되고, 농장이나 건설현장 등 사회 하층 노동에 배치됩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대부분의 자녀들이 고급중학교를 졸업해 군대에 입대할 17세가 되어도 키 150cm를 넘지 못해 어딜 가나 사회적 낙오자처럼 인식되어 왔다"며 "키가 작아서 군에 입대하지 못하고 건설돌격대와 농장에 배치되어도 정작 키가 작은 사람은 집단생활에서 자연히 위축된다"고 RFA에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자녀들에게 끼니는 변변히 먹이지 못할지언정 키 크는 약을 구입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주애의 성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도 안겨주고 있는데요. 북한 전체 주민의 45.5%가 영양실조 상태이고, 5세 미만 영유아 발육부진 비율은 한국의 10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주애의 성장이 대조적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소식통은 "3년 전 총비서의 딸이 처음 TV에 등장했을 때는 어린아이의 티가 역력했지만 최근 모습은 그동안 무엇을 먹고 컸는지 아버지의 키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컸다"며 "대부분의 주민들이 식량난을 겪으며 야윈 모습인데 비해 원수님과 그의 자녀는 터질 듯 통통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여론이 돌았다"고 전했습니다.
FNN은 "주애를 후계자로 만들기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북한의 다음 세대를 책임질 어린이들의 영양상태 개선과 신체 능력 격차 해소 문제가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