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7일(목)

가슴에 '총상' 입고 눈물 흘리며 런웨이 걷는 모델의 가슴 아픈 사연

인사이트(좌) 제시카 엘터, (우) 샤빗 트라벨시 / dailymail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패션쇼. 이날 가슴에 총상을 입은 여성이 등장했다.


패션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그녀에게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패션쇼에 침울한 표정의 모델들이 런웨이에 섰다.


이 중에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가슴에 총을 맞은 분장을 한 제시카 엘터도 있었다.


인사이트제시카 엘터와 벤 시모니 / dailymail


그녀의 드레스에는 날카로운 칼이 엑스(X) 모양으로 교차돼 있었으며 부케를 든 두 손은 밧줄로 묶였다. 화장 역시 눈물로 번진 모습이다.


드레스 뒤에는 '더 이상 죽이지 말아 달라(No More Killing)'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랬다. 제시카 엘터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족이었다.


엘터의 약혼자 벤 시모니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음악 축제 '슈퍼노바 페스티벌'에서 다른 이들의 탈출을 돕다 하마스 대원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인사이트샤빗 트라벨시와 그녀의 남편 / dailymail


엘터는 "매일, 매 순간 벤이 그립다"며 "벤을 그리워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전 세계에 그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시카 엘터 외에도 하마스의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또는 유족들이 모델로 등장했다.


샤빗 트라벨시는 결혼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하마스의 공격으로 남편을 잃었다.


그녀 역시 음악 축제에 갔다가 남편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 남편의 피를 온몸에 묻힌 채 6시간 넘게 죽은 척한 뒤에야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그녀는 구조될 때까지 하마스 대원들이 다른 축제 참가자들을 강간하고 납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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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빗 트라벨시는 이날 패션쇼에서 결혼식 때 입었던 것과 같은 디자인의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다만 이마에는 총상 자국이, 입에는 리본 재갈이 물린 상태였다. 그녀의 드레스에는 하마스 대원들에게 유린당하는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손 모형이 달렸다.


패션쇼 마지막에는 다윗의 별(유대인과 유대교를 상징하는 육각별 모양)이 새겨진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평화를 상징하는 새 장식을 얹은 여성이 등장했다.


그녀는 블라다 파타포프로, 하마스의 공격을 피해 붉은 목도리를 두르고 도망치는 사진이 찍혀 '붉은 여인'으로 불렸다. 파타포프의 사진으로 인 하마스의 만행이 전 세계에 각인됐다.


인사이트dailymail


파타포프는 "제 머리에는 평화의 새가 새겨져 있다"며 "저처럼 돌아오는 이들도 있기에, 희망을 보여주면서 쇼를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하마스는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학살을 자행하고 이스라엘인 등 240명을 인질로 납치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지난 13일 가자지구에 여전히 135명이 억류되어 있으며 이중 19명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인이 124명, 태국인 8명, 네팔인 1명, 탄자니아인 1명, 프랑스-멕시코 이중국적자 1명으로 추정된다. 남성은 116명, 여성은 19명이며 미성년자 2명, 75세 이상 고령자 1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