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푸에흐 / CORDON PRESS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에르메스 창립자 티에리 에르메스(Thierry Hermes)의 5대 후손으로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은 상속자가 자신의 재산 일부를 정원사에게 물려주기 위해 입양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5일(현지 시간) 프랑스 매체 유로뉴스(Euro News)에 따르면 최근 티에리 에르메스의 5대 후손이자 회사의 최대 개인 주주인 니콜라스 푸에흐(Nicholas Puech, 80)는 정원사를 입양해 자신의 재산 상속자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미혼으로 자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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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그는 에르메스의 이사회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회사 지분 5.7%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2010년대 초, 에르메스는 LVMH가 회사를 인수하려 하자 창업주 일가의 상속자들은 경영권 보호를 위해 가족들의 지분 51%를 모아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기업방어에 나섰다. 푸에흐는 당시 유일하게 이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의 순자산은 90억~100억 스위스 프랑(한화 약 13조 4,600억~14조 9,515억 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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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경제지 빌란(Bilan)에 따르면 푸에흐는 스위스에서 가장 부유한 남성 중 한 명으로 현재 스위스 발레 주의 부촌 라 풀리(La Fouly)의 호화 저택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전 정원사이자 잡역부인 51세 남성에게 자신의 재산을 물려줄 계획이다.
남성은 모로코 출신이며 다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푸에흐는 지난해 10월 상속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변호사에게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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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서 푸에흐는 자신의 재산을 정원사에게 물려주기 위해 입양을 요청했다.
해당 정원사는 스페인 여성과 결혼해 두 아이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에서는 성인을 입양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드문 일이라고.
현재 입양 과정이 진행 중이지만 성공할 경우 정원사는 푸에흐 재산의 최소 절반을 상속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에 따르면 그는 배당금으로만 연간 약 4,000만 유로(한화 약 564억 4,640만 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앞서 2011년 푸에흐가 프랑스를 떠나 스위스로 이주하면서 제네바에 본부를 둔 이소크라테스 재단(Isocrates FOundation)과 사망 후 자신의 재산을 재단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상속 계약을 체결했기에 절차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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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흐는 2023년 2월 자필 메모를 통해 자신의 마음이 바뀐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생각을 바꾸었고 다른 유언 준비를 할 의향이 있다"라고 했다.
이소크라테스 재단 측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속 계약 무효화 의사를 방금 알게 되었지만, 대체 계약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단의 사무총장 니콜라스 보르징거(Nicholas Borsinger)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상속 계약 무효화는 무효로 간주되어야 하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졌다"라면서 "공익을 위한 활동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지속 가능성에 위협을 받고 있다"라고 한탄했다.
푸에흐가 상속에 관한 입장을 밝히자 "애인 관계 아니냐", "정말 아들 같은 사이가 아니었을까" 등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