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5일(금)

취업한 MZ세대 아들·딸에게 생활비 달라는 엄마..."당연히 내야한다 vs 안줘도 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전세 대출 이자가 급등하고 물가까지 크게 오르면서 자취를 포기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경제적 자립과 주거 독립을 통해 자유로운 생활을 누려야 할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희망을 품고 집을 나섰던 이들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금리와 물가에 발목이 잡혔다. 


'독립 중단'을 선언하고 집에서 출퇴근하며 '지옥철'을 마다하지 않는 요즘 직장인들 때문에 힘든 건 엄마·아빠도 마찬가지다. 


은퇴 후 부부의 단란한 실버 라이프를 꿈꾸던 부모님은 다시 자녀를 품에 품는다. 자연스럽게 노후 준비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직장인들 생활비 안 내?"라는 제목의 글이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부모님이 키워준 값+얹혀사는 값, 돈으로 내라고 해서 한 달에 100만원씩 낸다"면서도 "키워준 값 내라는 게 본인이 낳았으면서 키워줬으니 돈 내라는 게 이상하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 또한 "나 아무것도 몰랐을 때 50만원씩 달라고 해서 그냥 줬는데, 이제 그 돈으로 적금하려고 마음 단단히 먹었어, 나중에 월급 오르니까 생활비도 같이 올리더라"라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연히 부모님께 생활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들 중 한 명은 "평범한 가정 기준으로 본가 사는 덕분에 아끼는 돈이 나가서 사는 월세 기준으로 훨씬 절약이면 생활비라는 이름은 아니어도 용돈으로 드리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는 "나중에 부모님 노후를 내가 미리 넣은 적금으로 챙겨드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부모님께 드리는 생활비 액수는 다양했다. 월 50만원, 월 30만원씩 드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며 간혹 월 100만원씩 드리는 직장인도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내는 게 당연하다는 의견과 달리 "안 드린다"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이들은 "엄마·아빠가 나보다 돈 많다", "취업해서 조금이라도 내려고 했더니 그 돈 모아서 독립하라고 하신다", "우리 집은 가난한데 생활비 안 드린다"라고 했다. 


몇몇은 같이 살면서 부모님께 용돈을 받는다고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나중에 내야 할 상속세를 줄이기 위함이거나, 부모님이 경제적 여유가 있어 자녀의 독립을 위해 따로 생활비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해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6월호에 실린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세대 간 자원 이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49세 비혼 성인의 64.1%가 부모와 동거하고 있었다. 


해당 보고서는 조사 대상의 '가족과 출산 조사'를 바탕으로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경제적 자원 이전 등을 분석한 내용이다. 


조사에서 '독립'은 만 18세 이후 군 입대를 제외하고 6개월 이상 부모와 떨어져 산 것을 의미한다. 


성별로 나눠 볼 때 부모와 동거 비율은 미혼 남성(60.9%)보다 미혼 여성(69.0%)이 부모로부터 독립 비율이 더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