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30일(토)

"길거리서 몰카범 잡아 신고해 줬는데 피해 여성이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인사이트범인을 검거 중인 경찰, 오른쪽 사람의 손목을 보면 수갑이 채워져 있다. / 보배드림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경기도 오산역에서 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남성이 용기 있는 시민에 의해 붙잡혔다.


그러나 피해 여성은 도와준 남성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자리에서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오산역 몰카범 현행범으로 체포 칭찬 좀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한 남성이 자신의 옆자리에서 소매에 들어간 휴대폰으로 여성의 다리와 가슴, 전체 실루엣 등을 동영상에 담았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경찰차 내부를 촬영한 A씨 / 보배드림


A씨의 글에 따르면 그는 회사에서 퇴근한 뒤 예비신부인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옆자리 남성이 소매에 가린 휴대폰을 통해 앞 여성의 신체를 촬영하는 것을 발견했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남성이 지하철에서 내리려 하자 피해 여성에게 다가가 불법 촬영한 사실을 알렸고 가해 남성을 붙잡을 것이라며 현장에 같이 있어 달라고 요청했다.


지하철에서 내린 남성은 버스를 갈아 타 이동을 했고 경찰과 상황을 주고받던 A씨는 오산병원 앞에 도착해서야 경찰과 함께 남성을 검거할 수 있었다.


그는 당시 손이 벌벌 떨렸고 흉기로 위험에 처할까 봐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용기를 냈다고 고백했다. 그 후 A씨는 경찰에게 알리기 위해 피해 여성을 찾았지만 여성은 이미 자리를 비웠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조사서를 작성 중인 A씨 / 보배드림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잘하셨습니다", "용감한 시민이시군요", "역시 여자는 가버렸군"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 비슷하게, 고마움을 보답하기는 커녕 반대로 고소를 하겠다고 했던 사건도 있다. 지난 2016년 도로에서 쓰러진 여성을 구하기 위해 심폐소생술 및 병원에 데려다준 남성이 여성에게서 성추행범으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사건이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길이 워낙 험하다 보니 업고 있던 중에 넘어지기도 해 여성의 옷이 다소 해졌었다. 이에 여성은 남성 B씨에게 "쓰러져 있는 동안 뭘 한 거냐. 성추행으로 고소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카메라 등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을 한 대상자는 성폭력범죄처벌법 제14조에 의거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불법촬영범죄는 신고와 체포가 쉽지 않은 암수범죄(드러나지 않은 범죄)로 취급돼 초범에게도 무거운 형을 선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