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진짜사나이'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대한민국 육군 최대 훈련소에서 훈육을 책임지는 분대장(조교)들이 훈련병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현직 조교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페이스북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전역을 앞둔 육군훈련소 조교의 제보글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는 "훈련소 내부방침에 너무 답답한 마음이 들어 글을 쓰게 됐다"며 "현재 훈련소에서 조교는 인권이 없는 존재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훈련병의 인권을 챙겨라'라고 계속해서 강조할 뿐 통제하고 지도하는 조교의 인권은 신경쓰지 않는다"라며 "(육군훈련소가)군인을 양성하는 시작점이라는 게 부끄럽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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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따르면 현재 조교들은 폭언, 협박 등을 하는 훈련병에게 아무런 제재도 하지 못한다. 간부들에게 보고를 해도 '문제가 있는 훈련병을 건드리지 말라'며 아무런 조처도 해주지 않는다.
A씨는 "훈련병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해도 제재하지 못한다"며 "조교이기 전에 한명의 병사로 모욕을 당해도 돌아오는 건 위로가 아닌 '왜 문제 인원을 건드렸냐', '경어를 쓰지 않았느냐' 등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조교는 훈련병의 설문 결과에 따라 휴가를 제한받거나 자숙 기간을 갖는 등의 징계를 받는다고 한다.
또 A씨는 훈련병을 '왕'이라고 칭했다. 최근 입대한 훈련병들은 MZ세대로 사생활을 지켜줘야 하며 휴식 간 군기도 잡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일과 시간 누워서 잠을 자는 경우, 군법 교육 시간 조는 경우에도 조교는 주의를 주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다. 간혹 몰래 담배를 피우거나 허락 없이 p.x에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한 징계조차 하지 말자는 분위가 형성돼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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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A씨는 보여주기식 교육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화생방 교육, 숙영지 편성 등 대부분 교육이 보여주기식으로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런 상태로 교육받은 훈련병이 자대에 가서 훈련을 받을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면서 "조교는 상부에서 승인한 터무니 없는 일정을 진행해야만 한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A씨는 훈련병들의 편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현재 훈련소 내 훈련병들은 평일·주말 전화 통화 10분씩 허용, 주 1~2회 p.x 이용 등의 편으를 누리고 있지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훈련병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담배를 피우게 해달라', '전화 시간, p.x 이용시간을 늘려달라', '휴대폰 사용을 허락해달라' 등이 적혀나오는 실정이라고 한다.
A씨는 "휴대폰도 담배도 절제하지 못하고 통제에 따르지 않는 군인을 믿고 잠들 수 있느냐"며 "여러분이 알고 있던 조교는 이제 이곳 대한민국 육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