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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죽으면 내가 책임질게"

지난해 구급차와 고의 사고를 낸 후 진로를 막아 공분을 산 택시 기사.

최근 그로 인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사고 유족들의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12일 연합뉴스는 일명 '구급차 막은 택시' 사고 피해자의 아들 A(47) 씨와의 단독 인터뷰를 전했다.

최씨 / 뉴스1

"어머니가 가신 지 벌써 1년 반이 지났네요"라며 운을 뗀 A씨는 "소송은 끝났지만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법적 절차가 끝난 뒤에라도 가해자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손해배상액을 자꾸 깎으려고만 하니 괘씸해 죽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6월 8일 오후 폐암 4기 환자이던 A씨의 어머니는 호흡 곤란으로 사설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떄 택시기사 최모 씨(32)가 나타났다. 그가 몰던 택시는 지하철 5호선 고덕역에서 이 구급차를 일부러 들이받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구급차에 있던 가족들과 구급 대원들이 "차를 조금만 움직여달라.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다"라며 긴급한 사정을 설명했으나 최씨는 "사고 처리가 먼저다.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라며 막무가내로 약 10여 분간 구급차의 진로를 막았다.

A씨의 어머니는 119 신고로 도착한 다른 구급차에 옮겨 타고 병원에 도착했으나 그날 밤 숨졌다.

이후 A씨는 최씨를 처벌해 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올리며 공분을 일으켰다.

최씨는 이 사고를 비롯, 2015년부터 5년간 가벼운 접촉사고를 빌미로 2천여만 원의 합의금·치료비 등을 뜯어낸 혐의(특수재물손괴·공갈미수 등)ㅏ 드러나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올해 3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10개월로 감형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유족은 형사 소송과 별개로 최씨를 상대로 5천만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고 지난 8월 3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다.

최씨 측은 A씨에게 가진 재산을 팔아서라도 배상하겠다고 했으나 약 두 달이 지난 후 뜻밖의 연락을 해왔다.

A씨는 "(최씨가) 가진 재산도 변변치 않고,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대느라 돈이 없다며 대뜸 2천만 원에 합의하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최씨는 이후 1천만 원 정도밖에는 못 줄 것 같다고 재차 입장을 바꿨다고.

A씨 측은 이를 거절했고 아직 배상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A씨를 더욱 화나게 한 것은 합의금 때문이 아니었다.

단 가해자 최씨가 한 차례도 유족들에게 사과 없이 배상금만 줄여달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최씨는 약 7개월간 진행된 재판 기간, 법원에 총 1심에 9차례, 항소심 16차례, 총 25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A씨는 "형량을 줄이려 반성문을 그렇게 많이 내고 있으면서도 유족에게는 반성문은커녕 전화 한 번 하지 않고 있다"라며 분노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연합뉴스에 "제가 당한 일은 다른 누군가도 얼마든지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다시는 긴급 출동 중인 구급차나 소방차를 가로막아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라며 말을 마쳤다.

구급차를 막아서 환자를 죽게 한 최씨가 배상금만 줄이고 있다는 소식은 많은 누리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