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양명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관련 집행정지 신청 심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집단유전학 분야의 세계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조너선 프리처드 스탠퍼드대 빙 석좌교수(Bing professor)가 논란에 휩싸인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해 언급했다.
11일 프리처드 교수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 수능을 언급하면서 "집단 유전학, 중대한 대학입시시험, 수학적 모순, 법원의 가처분명령 (흥미로운)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적었다.
프리차드 교수는 수학적·통계학적 방법과 컴퓨터 알고리즘 등을 이용해 유전 병이와 진화를 연구해오고 있다.
미국 학술원 회원이며 2013년 미국유전학회 에드워드 노비츠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 fantastic popgen odyssey by @aguirre404, prompted by a Hardy-Weinberg question in the "Korean SAT". This story has it all: popgen, a high stakes college entrance exam, a mathematical paradox, and a court injunction: https://t.co/Jv8FvR1Rpw
— Jonathan Pritchard (@jkpritch) December 11, 2021
프리처드 교수에 따르면 그는 생명과학 20번 문제를 자신의 연구실에서 일하는 박사과정생 매튜 아기레(Matthew Aguirre) 연구원에게 풀어보도록 했다.
문제를 푼 아기레 연구원은 "터무니없이 어렵고 사실은 푸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문제의 조건이 불완전하더라도 답은 낼 수 있으므로 문항의 타당성이 유지된다'고 했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아기레 연구원은 "'모순 발견 전에 답을 낼 수 있는 것'은 평가원이 특정한 접근법을 썼기 때문"일 따름이라며 "또 다른 접근법을 택하면 답을 내 보기도 전에 모순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했다.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 평가원
평가원 방식은 '답 내기→검산→모순 발견'의 과정이 되므로 만약 응시자가 '답 내기'까지만 하고 검산을 하지 않으면 모순을 발견하지 못한 채 지나치게 된다.
반면 아기레 연구원이 소개한 다른 접근법으로 풀어보면 답이 나오기도 전에 모순이 발견된다.
아기레 연구원은 이를 통해 "타당한 풀이가 있다고 말하려면 의도적으로 진실을 계속 외면해야만 한다"고 지적하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비판했다.
뉴스1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은 집단Ⅰ과 집단Ⅱ 중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하지만 주어진 설정에 따라 계산하면 특정 개체 수(동물 수)가 0보다 작은 '음수'가 나오면서 문항이 오류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해당 문항에는 156건의 이의가 제기됐다.
법원은 2022학년도 해당 문항의 '출제 오류' 논란과 관련해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해당 사건의 본안 소송 1심 재판 결과는 이달 17일 오후 1시 30분에 선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