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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수능 감독관의 부당한 메뉴얼 지시로 3년간 준비한 시험을 망쳤다는 고3 수험생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9일 입시정보 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에는 "감독관의 실수로 고3 첫수능은 완전히 망쳐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3 수험생이라고 밝힌 A씨는 "너무 억울해서 글을 쓴다. 선택 과목 첫해에 이런 일이 생길 줄 저도 몰랐다. 다음 수능부터는 저 같은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면서 입을 열었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1교시 국어 시험 시작한 뒤 독서 지문을 읽고 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감독관은 '선택과목부터 풀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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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씨는 감독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그는 '그런 법은 없다'고 생각하며 원래 하던 페이스대로 독서 지문 문제부터 풀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 감독관은 '선택과목부터 풀어야 한다'며 시험지를 집어 들었고, 시험지를 화작(화법과 작문) 파트 지문이 있는 9페이지로 넘겼다. 이같은 조처에 A씨는 자신의 페이스를 잃었다고 한다.
A씨는 "너무 마음이 황망하고 긴장된 마음에 감정이 추스려지지 않았지만 지문을 다시 풀어야 했다"면서 "평소 연습하던 시간 관리와 패턴이 달라져 너무 떨렸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 순간 시험지를 강제로 집어 들어 넘기는 행위가 너무 강압적이라 그런 규칙이 있는 줄 알고 참았다"며 "지문을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 채로 문제를 풀어야 했다"며 참담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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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A씨는 생전 틀려본 적 없던 화작에서만 10점이 넘는 점수를 감점받았다고 한다. 감독관은 메뉴얼의 실수가 있었음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시험지를 걷고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후로도 이 일이 머리에 맴돌아 정상적인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결국 그는 4교시를 마치고 시험본부에 가서 당시 상황을 보고했다고 한다.
A씨는 "시험본부에 있던 다른 감독관도 의아하게 여기셨고 1교시 감독관께 전달하고 연락주기로 했지만 밤늦게까지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험을 본 학교 교감 선생님이 전화하셔서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하셨지만 본인과는 끝내 통화를 할 수 없었다"면서 "모두가 상황에 대해 축소만 하려고 하는 것 같아 너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A씨는 "정말 너무 분하다. 지금 이상황을 알고 있는데도 어물쩍 넘어가려는 선생님이 너무 원망스럽고 국어시험 하나 때문에 논술 시험을 준비하는데 너무 분하고 눈물이 난다"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