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7일(일)

창문 열면 나오는 '주차타워뷰'에 불만 토로한 '청년주택' 세입자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끝을 모르고 올라버린 수도권 집값은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멈출 줄 모르는 집값에 정부와 서울시는 청년들을 위한 주거 대책을 내놨다. 바로 합리적인 임대료의 청년주택이다.


이런 가운데 입주를 앞둔 한 청년주택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바로 거실 창을 가로막고 있는 '주차타워뷰' 때문이다.


문제의 청년주택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청년 매입임대주택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해당 청년주택의 한 예비 입주자가 올린 사전점검 후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성자는 "SH공사 청년 주택에 입주하는데 거실 창을 보니 '주차타워 뷰'네요. 저거 폭파 시키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거실창을 열었더니 코앞에 오피스텔 높이와 맞먹는 주차타워가 장벽처럼 들어서 있다.


실제 공개된 사진에도 높은 주차타워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 답답한 느낌을 준다. 작성자는 "신축이라 (집 구조 등은) 다 마음에 드는데, 임대주택에 뷰까지 바라는 것은 사치일까. 이미 계약금을 지불했고 입주하긴 할 건데 당첨돼서 기쁜 마음 반, 씁쓸한 마음 반"이라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그나마 우리 집은 1동이라 베스트까지는 아니어도 운 좋은 거라는 게 웃프더라"라고 했다.


문제가 된 청년 주택은 SH가 청년 임대용으로 사들인 매입임대주택으로 올 1월 준공했고 지상 9층 2동, 총 63실 규모다. 임대료가 전용 29㎡ 기준 보증금 1,872만~1935만 원에 월세 20만 원 정도다.


작성자가 입주하는 1동은 1차로 이면도로와 마주 보고 있어 주차타워 너머로 바깥 풍경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다.


반면에 2동은 코앞에 주차타워가 있는 데다 뒤편으로 또 다른 오피스텔 건물이 들어서 있어 '주차타워+콘크리트 뷰' 신세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오피스텔 동 간 간격이 너무 가까워, 일부 주택은 창문을 열면 이웃끼리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을 정도라는 말도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건축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설계는 흔치 않은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이나 도심에 짓는 오피스텔의 경우 대지가 협소한 탓에 주차장 대신 주차타워를 지어 주차대수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수요자들이 '뷰'를 중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거실창 코앞에 높은 주차타워를 배치하는 것은 오피스텔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나쁜 설계’라고 전했다.


SH공사는 민간이 지은 빌라나 오피스텔을 사들여 청년이나 무주택 시민에게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때 민간 건설업체는 설계와 관련해 SH공사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문제의 '주차타워뷰 오피스텔'은 이 심의를 문제없이 통과한 것이다. 이 오피스텔은 부지 활용도는 극대화했더라도 입주자 생활 편의를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이 단지 거실창 조망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선 "건물을 생각 없이 막 지어 올린 느낌이라 아쉽다"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에 "비싼 서울 집값에 월세 20이면 거저 아닌가", "맘에 안 들면 입주 안 하면 된다", "주차타워가 있다는 건 주차공간이 있다는 건데... 서울에서 월세 20에 주차장까지 있는 거면 진짜 좋은 건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