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줄 수비 중인 첼시 / SBS SPORTS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답답해도 이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팀을 바라보는 첼시 팬들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5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맨시티와 첼시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후반 1분 터진 베르나르두 실바의 결승 골에 힘입은 맨시티의 1-0 승리로 끝났다.
그런데 경기 후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승패보다 경기 중 나왔던 장면이 더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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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9분경 맨시티가 볼 점유를 하고 있던 상황. 평소대로라면 첼시의 선수들은 패스를 돌리는 맨시티 선수들을 압박해야 했다.
하지만 첼시 선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경기장을 설렁설렁 걸어 다녔다.
실제 맨시티의 다비드 실바가 왼쪽 측면에서 볼을 받자 첼시의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슬금슬금 걸어와 쳐다보기만 했다.
압박이나 몸싸움은 전혀 시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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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이처럼 걸어 다니는 모습은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다.
특히 첼시 선수들의 경우 이미 한 차례 태업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또다시 태업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반면 "콘테의 전술이 문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선 수비 후 역습이 아닌 그저 수비만 하는 팀 컬러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한편 지난 2014-15시즌 무리뉴 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첼시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문제는 다음 해 초반 무리뉴와 첼시가 12경기에서 3승 2무 7패를 기록하며 16위까지 추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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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리뉴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팀을 떠났다. 그런데 첼시 선수단은 '소방수'로 부임한 히딩크가 오자마자 펄펄 날기 시작했다.
아마추어팀 같던 조직력도 '디펜딩 챔피언'답게 단단해졌다.
그 결과로 히딩크 감독은 EPL 부임 후 최다 무패 기록(12경기)을 달성하며 팀을 10위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당시에도 지금도 첼시 선수들이 '태업'을 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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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망가지는 팀을 바라보는 팬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는 것이다.
첼시는 이날 패배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과의 격차를 줄일 기회를 놓쳤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