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6일(수)

李대통령 질책에도 또 '중대재해' 발생하자... 포스코이앤씨 정희민 사장, 전격 사의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 사의... "반복된 사망 사고, 통렬히 반성"


포스코이앤씨 정희민 사장이 반복된 중대재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불과 엿새 전 안전 점검을 약속했음에도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정 사장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일 정 사장은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포스코이앤씨를 책임지는 사장으로서 사고가 반복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가 29일 오후 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송도사옥에서 고속국도 공사 현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7.29/뉴스1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가 29일 오후 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송도사옥에서 고속국도 공사 현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7.29/뉴스1


이어 "지난 7월 29일 전면적인 작업 중단과 철저한 안전 점검을 약속드렸음에도 광명∼서울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고를 단순한 관리 실패가 아닌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근본적 쇄신을 요구하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사장은 "포스코이앤씨의 존립 가치는 안전에 있다"며, "체질적 혁신을 위한 결단의 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자율적 안전 문화 정착, 그리고 안전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 획기적 전환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사장은 끝으로 "안타깝게 희생된 고인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과 부상자분들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직접 질책 이후 또 사고... 포스코이앤씨 '초비상'


YouTube '포스코이앤씨TV'YouTube '포스코이앤씨TV'


정 사장의 사퇴 결정은 전날 발생한 또 한 번의 인명 사고와 맞물려 나왔습니다. 지난 4일 오후,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 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사고 발생 시점은 정 사장이 전면적인 공사 중단과 안전 점검을 발표한 지 불과 엿새 후였습니다.


포스코이앤씨의 잇단 사고에 대통령실과 정부의 반응도 한층 엄중해졌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반복되는 사고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했기 때문에, 대통령 휴가 이후에는 다른 대응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전국 포스코이앤씨 현장을 불시에 감독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 내부, 극한의 긴장감 감돌아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가 29일 오후 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송도사옥에서 고속국도 공사 현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5.7.29/뉴스1뉴스1


포스코그룹 내부 분위기 역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부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 중이던 격주 4일제 근무제를 한시 중단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일부 임원들 사이에서는 회식을 자제하라는 분위기도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 안팎에서 2021년 반복적인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특정 건설사를 대상으로 열렸던 '중대재해 청문회'가 포스코이앤씨를 중심으로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긴장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 올 들어 벌써 네 번째 중대 사망 사고


포스코이앤씨는 올해에만 4건의 중대한 사망 사고를 기록하며 산업 현장 안전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지난 1월, 경남 김해의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했으며 4월에는 경기 광명의 신안산선 건설 현장에서 붕괴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같은 달 대구의 주상복합 신축 현장에서도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이재명 대통령 / 뉴스1


7월에는 경남 함양∼창녕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는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까지 벌어졌습니다.


여기에 이번 광명 고속도로 사고까지 더해지며, 포스코이앤씨는 올 들어 그룹 내 최다 산재 발생 계열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