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벤투 감독, 중국 대표팀행 무산... "중국 선수들 더는 맡고 싶지 않다"

벤투 감독, 중국 대표팀 감독직 제안 거절... "중국 선수들 더는 맡고 싶지 않다"


파울루 벤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국축구협회(CFA)의 대표팀 감독 선임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었던 벤투 감독은 중국축구협회의 적극적인 영입 시도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중국축구협회가 감독 선임을 위해 전 세계 30여 명의 지도자 이력서를 검토했지만, 실질적으로 기준을 충족한 인물은 거의 없었다"며 중국 대표팀이 정식 감독 없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을 보도했습니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 경질 이후, 중국축구협회는 새로운 사령탑 찾기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파울루 벤투 / GettyimagesKorea


협회가 설정한 감독 선임 기준은 '유럽 국적',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 '감독 및 코치진 연봉 총액 200만 유로(약 32억원) 이하'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재정적 제약이 주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매체는 "200만 유로는 유럽 무대에서는 2류 코치급 연봉에 해당하며, 중국축구협회로서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유력 후보들의 거절과 중국축구협회의 고민


감독 후보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 감독이자 발롱도르 수상자인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칸나바로였습니다.


그는 "연봉 100만 유로면 충분하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지인을 통해 협회에 전달했지만, 협회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과거 중국에서 지도자로서 보여준 실력이 형편없었다는 평가와 함께, 최근 이끌었던 팀의 강등, 우디네세에서의 6개월 만의 경질 등 이탈리아로 돌아간 후에도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 / GettyimagesKorea


이후 중국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을 최우선 후보로 설정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끈 지도력과 과거 충칭 리판 감독 경험을 통한 중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에이전트는 협회에 연봉 300만 유로(약 48억원)를 요구했고, 이는 책정 예산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더 결정적인 것은 벤투 감독의 발언이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사석에서 "중국 선수들은 더는 맡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뉴스1


과거 충칭 감독 시절 라커룸 통제 실패와 선수단과의 갈등이 여전히 그의 기억에 깊게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벤투 감독은 중국축구협회의 기대를 단칼에 끊어내며 중국행을 거절했습니다.


스페인 출신 카사스 감독, 유일한 희망?


이로 인해 중국축구협회는 사실상 단 한 명의 후보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바로 스페인 출신의 후안 안토니오 카사스 감독입니다. 


그는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전술 분석가로 5년간 활동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라크 대표팀을 이끌고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연이어 꺾는 돌풍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카사스 감독은 협회가 설정한 3대 원칙을 모두 충족하며, 최근에는 중국 U-22 대표팀의 안토니오 감독 전술과의 연계도 제안하는 등 전략적 비전까지 제시해 기술위원회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카사스 감독 / GettyimagesKorea


그는 지난해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에도 오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카사스 감독 선임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중국축구협회는 오는 8월, 후보자 5명을 추린 후 전술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는 실제 월드컵 예선 상황을 가정하고 90분 내 실시간 전술 대응 능력을 검증하는 테스트입니다.


최종 감독 발표는 9월 초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협회 내부에서는 신임 감독에게 오는 10월 A매치에서 반드시 승리를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IFA 랭킹 70위권 국가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지침이 이미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미 많은 감독들에게 거절을 받은 중국 대표팀이 과연 안정적인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