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오뚜기 창업자 故 함태호 명예회장 장례식에 유독 '어린아이' 조문객이 많았던 이유

오뚜기 창업자의 숨겨진 선행...4,243명의 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지난 2016년 9월, 86세 일기로 별세한 오뚜기 창업자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장례식장에는 특별한 조문객들이 유독 많이 발걸음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어린 학생들이었는데요. 이들은 모두 함 명예회장의 도움으로 심장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사진=오뚜기


최근 다수 기업들이 ESG 경영 일환으로 사회 공헌 활동에 힘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찍이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 좋은 기업 이미지를 가져오고 있는 '오뚜기'의 선대 회장부터 이어온 특별한 선행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1992년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24년 동안 지원을 이어왔습니다.


선천성 심장 기형은 신생아 1,000명당 8명 정도가 가지고 태어나는데 심하면 1주일 이내에 사망하기도 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그러나 한번 수술에 1천만 원 이상이 들기도 하고, 여러 번 수술해야 하는 예도 있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함 명예회장은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후원사업을 벌였습니다.


그는 후원 아동을 꾸준히 늘려 생전에 지원한 금액은 79억 원애 달했습니다. 이를 통해 총 4,243명의 아이들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선행은 생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함 명예회장이 자신의 선행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었죠.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야 그의 선행이 재조명되며 주변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좌)한국심장재단, (우) 오뚜기


진심 어린 소통과 따뜻한 마음씨


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선행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수술을 마친 어린이들이 보내온 감사 편지에 일일이 직접 답장을 써서 보냈다고 합니다. 이러한 진심 어린 소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함 명예회장은 생전에 "5천 번째의 후원이 이뤄지는 걸 보고 싶다"는 소원을 밝혔지만, 안타깝게도 4,243명에서 그의 직접적인 후원은 멈추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아들 함영준 회장이 현재까지 지원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매월 22명의 어린이가 새생명을 얻고 있으며 지난 2023년에는 6천명을 넘어섰습니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 / 뉴스1


'착한 기업' 오뚜기의 경영 철학


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47년 동안 식품산업 외길을 정직하게 걸어왔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의 경영 철학은 오뚜기가 '착한 기업'으로 불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오뚜기는 비정규직을 고용하지 않는 정책으로도 유명한데요. 이러한 직원 친화적인 경영 방식은 함 명예회장의 사람 중심 철학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뚜기는 창업자의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까지도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997년부터 오뚜기 재단은 5개 대학 14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에서 시작, 2024년까지 1,361명에게 92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하였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지난 2012년부터는 장애인 자립을 위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는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와 다양한 협력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애인의 자립 기반을 제공하는 한 차원 높은 사회공헌활동으로, 실제 일하는 직원들도 '스스로 돈을 버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 기쁘다'며 감사를 전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우수한 중소제조업체를 발굴해 1986년부터 OEM 계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와 상생경영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등 '모범기업'으로 칭찬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함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선행의 계보는 꾸준히 이어지며 그가 심어놓은 '나눔의 씨앗'도 계속해서 자라나고 있습니다.


함태호 명예회장의 이야기는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현재, 단순히 기술적인 사회 공헌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자신의 선행을 알리기보다 묵묵히, 꾸준히 도움이 필요한 자리에 손을 내밀었던 그의 모습은 오늘날 많은 기업인들에게 큰 울림과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